[쿠키뉴스=조민규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기관 내 3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고작 2.64%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이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일산서구)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기관을 전수 조사한 결과, 3급 이상 고위공무원 1031명 중 여성은 28명에 불과한 반면, 3급 이하 공무원 2만462명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승진에 있어 성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최근 5년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53명 중 여성은 단 1명에 불과했다. 3급으로 승진한 여성도 전체 50명 중 1명에 그쳤다. 4급과 5급의 경우 각각 117명 중 20명, 124명 중 24명인 것으로 나타나,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극심한 남성 집중 현상을 보였다.
국세청의 최근 5년간 고위공무원 진급자 현황을 봐도 고위공무원으로 진급한 40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3급 진급자의 경우에도 전체 46명 중 여성은 단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5급 이상 모든 직급에 걸쳐 가장 불편한 성비 균형을 보였다. 최근 5년간 고위공무원과 3급 이상 진급자 36명 중 여성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4급과 5급 진급자의 경우에도, 각각 80명 중 4명, 202명 중 8명만이 여성이었다. 5급 이상 모든 승진자 중 여성의 비율이 3.77%(318명 중 12명) 에 불과했다.
조달청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8명의 고위공무원 진급자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으며, 22명의 3급 진급자 중 여성은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4급과 5급 진급자는 84명 중 6명, 125명 중 33명만이 여성이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5년간 1급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63명 중 여성은 단 2명에 불과했고, 2급으로 승진한 여성도 전체 151명 중 2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은행도 다른 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게 강하고 견고한 유리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최근 5년간 임원으로 승진한 여성은 없었고, 고위공무원급인 G1으로 승진한 여성도 전체 81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폐공사는 고위공무원으로 진급한 총 71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3급으로 승진한 65명 중 여성은 3명에 그쳤고, 4급으로 승진한 52명 중 여성은 10명이었다. 한국투자공사도 부장 이상 진급한 14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극심한 남성편중 현상을 보였다.
통계청은 고위공무원 및 3급 이상 진급자의 경우 28명 중 5명, 21.73%가 여성이었다. 또한, 4급 진급자 중 22.80%, 5급 진급자 중 32.27%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 그 중 가장 양호했다.
김현미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할 때면, 남자 고등학교에 온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든다.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여성 고위공무원을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여성공무원들의 능력에 따라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심각한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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