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비선 실세’ 특혜도, 총장 사퇴도 있을 수 없다”

이화여대 “‘비선 실세’ 특혜도, 총장 사퇴도 있을 수 없다”

기사승인 2016-10-18 00:30:56

입학특혜 의혹 전면 부인

학사관리 문제는 특조위 꾸려 조사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이화여대 측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거론되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입학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총장의 사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대는 17일 오후 4시쯤 교내 ECC(이화캠퍼스복합단지) 이삼봉홀에서 교직원 및 교수 등을 대상으로 가진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정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2시간 넘게 실시된 간담회에서 이대 측은 체육특기자 전형의 선발종목이 승마까지 확대된 것은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이미 결정됐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2014년 9월 이대 수시모집에서 해당 전형에 지원해 입학했다.

국제대회 출전 시 증빙서류 제출로 출석을 대신할 수 있도록 변경된 학칙과 관련해서는 타 학교도 유사한 내용을 적용하고 있으며, 학부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일 뿐 특정 학생을 위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송덕수 부총장은 “논란이 된 입시는 문제없이 치러졌다”면서도 “다만 정씨의 학사 관리 과정에서 일부 부실한 점이 있었던 것은 인정되는 만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송 부총장은 입학처장의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아라’라는 발언이 정씨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면접위원들이 알아서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채플에 참석도 안 했는데 학점을 따냈다는 의혹 제기에 “그런 식으로 학점이 인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총장 해임 주장에 대해 송 부총장은 “총장이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건 없다”면서 “총장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희 이대 총장은 간담회에 앞서 “(정씨에 대한) 특혜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확실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학생들은 ‘열심히 살아온 저희에게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많은 의혹, 해명해 주십시오’, ‘왜 성실한 이화인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요’ 등의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간담회 후 학생을 상대로 마련된 설명회 자리 밖에서도 수백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모여 ‘비리총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19일 총장 해임 촉구시위를 예고한 이대 교수협의회는 “학교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는커녕 옹색하고 진실과 거리가 먼 변명으로 여전히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