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조약에 대한 국민의 의견 제출권 및 갈등 영향분석서 등 국내 보완대책 제출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약의 체결·비준 절차 등에 관한 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는 지난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열고 지난 2012년에 시도하려다 밀실 추진 논란에 휩싸여 불과 서명 2시간 전에 무산됐던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천 의원은 한일군사보호협정은 일본 평화헌법 개정과 군국주의 정당화,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용인할 위험이 존재하는 협정으로 결코 졸속적으로 합의되어서는 안되며 국회의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새로운 무기체계 배치 및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우리나라가 국제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조약에 대한 민주적 통제방법을 규정한 절차법인 ‘조약의 체결·비준 절차법 등에 관한 기본법’을 발의해 국회의 비준 동의권을 실질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법안에는 조약안에 대한 국민의 의견 제출권을 보장하고, 비준 동의안이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항을 주거나, 이해상충으로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경우 갈등 영향분석서 제출을 의무화해 조약에 대한 국민의 직접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국가안전보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밀실 강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연내 조약비준절차법 제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헌법 제60조 제1항은 정부가 체결하는 주요 조약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권을 명시함으로써 행정부가 체결하는 조약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을 규정하고 있다. 강화도 조약, 을사보호 조약 등 국제사회와 맺은 잘못된 조약이 국가 주권을 위협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역사적 경험과 성찰이 반영된 매우 중대한 헌법 조문이다.
반면 조약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법을 규정한 구체적인 절차법이 제정되지 않아, 첨예한 사회적 논란이 되고 국민의 여론수렴이 반드시 필요한 중대한 국제적 합의들이 행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국회 비준 절차가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헌법에 규정한 조약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을 무시하는 것이며, 뼈아픈 현대사의 실패를 또다시 반복할 위험이 있는 심각한 입법 공백이라는 것이 천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올해 박근혜 정부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인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미국과 합의하면서 국내적으로 사전 논의나 여론수렴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합의했다. 또 배치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계에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여론수렴을 하지 않아 심각한 사회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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