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하늘 “저와 다른 수아 모습, 답답할 때도 많았어요”

[쿠키인터뷰] 김하늘 “저와 다른 수아 모습, 답답할 때도 많았어요”

기사승인 2016-11-17 09:34:4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결혼 후에도 김하늘은 여전한 ‘멜로퀸’이었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은 초반부 불륜 논란을 극복하고 순항했다. 방송 전 부정적이었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나중엔 오히려 주인공 커플을 이어달라는 요청이 쏟아질 정도였다. 그 중심엔 배우 김하늘이 있었다.

김하늘은 잘못하면 따가운 시선을 받기 쉬웠던 최수아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수아가 처한 현실과 로맨스의 흐름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그녀를 응원하게 됐다. 지난 14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에 출연한 계기로 색다른 대본을 꼽았다.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죠. 그래서 이전과 다른 멜로 연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야기를 직접 끌고나가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배우로서 욕심나는 면이 많았던 거죠. 잘해내고 싶다, 욕심난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김하늘이 드라마를 본 방송으로 챙겨본 건 16회 중에 2~3회 밖에 안 된다. 바쁜 촬영 스케줄 때문이다. 하지만 ‘공항 가는 길’이 방송됐던 수, 목요일 오후 10시면 촬영장에서 핸드폰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자신이 이해한 드라마의 내용을 시청자들은 어떻게 봤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촬영하면서 댓글을 많이 봤어요. 결혼한 분들은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표현해야 하는구나, 이렇게 위로해줘야겠구나, 나를 돌아봐야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결혼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좀 더 신중하게 결혼해야겠다는 얘기도 했고요. 10대 친구들이 드라마가 너무 재밌고 공감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전 그런 얘기들이 정말 좋았어요. 드라마 하나로 그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더라고요.”

‘공항 가는 길’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영화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뛰어난 영상미와 함께 문어체에 가까운 대사도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김하늘 역시 문학적으로 표현된 대사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수아가 제주도에서 느낀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장면을 대본은 ‘수아가 손가락을 하나하나 톡톡톡 편다’고 표현했다. 글로 볼 때는 멋있는 표현이지만, 연기하기는 쉽지 않은 지문이다. 김하늘은 그 장면을 집에서 연습해봤는데 잘 안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자신과 다른 수아의 모습에 답답할 때도 많았다.


“제가 수아였다면, 효은이가 클 때까지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거예요. 수아처럼 남편에게 ‘자네’라는 얘기를 듣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왜 나한테 ‘자네’라고 하냐고 따졌겠죠. 그런 점이 답답했어요. 저였다면 달랐을 것 같은 면도 많았지만, 공감 가는 면도 많았어요. 효은이를 대하는 모습들이 특히 그랬어요. 수아가 효은이 입장에서 공감하고 아파하는 건 저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은 모습들이었죠.”

김하늘이 CF 모델로 데뷔한 지 20년이 흘렀다. 초반엔 연기가 힘들었지만, 연기의 즐거움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는 슬럼프도 찾아오지 않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04년 개봉한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다. 스스로 연기하며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촬영장에 가면서 행복하다고 느낀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결혼 후에도 ‘멜로퀸’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저에게 좋은 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시점에 ‘공항 가는 길’이 저에게 오지 않았다면, 이런 연기를 할 기회도 없었을 거예요. 제가 노력한 것도 있지만, 좋은 작품이 저에게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멜로 연기에 대한 좋은 반응도 마찬가지 같아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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