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그룹 엑소의 멤버로 사는 것은 어떤 삶들의 연속일까. 그 결을 감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짐작컨대 숨 돌릴 틈도 없을 정도로 바쁜 삶인 것은 확실하다. 여기 엑소의 디오, 그리고 도경수가 있다. 한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 멤버이기도 하고, 주목받는 배우이기도 하다. 남들은 한 가지도 잘 하기 힘든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도경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힘들지는 않을까. 연기가 지겹거나 그만 하고 싶지는 않을까. 최근 영화 ‘형’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에서 만난 도경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형’을 준비하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바쁜 가수 스케줄도 병행하며 운동도 해야 하고, 유도도 해야 했어요.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보니까 몸이 아프기도 했죠. 둘 다 하려다 보니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됐는데, 많이 하다 보니 자동적으로 몸에 입력이 된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할 당시에는 감정선이 꼬이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리가 되는 편이에요. 컨디션 조절도 일부러 하려고 하고요. 그러다 보니 좋은 일도 있어요. 유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풀리더라고요.”
“스포츠가 그렇게 짜릿한지 몰랐다”고 도경수는 웃었다. 온 힘을 다 해서 사람을 메치는 동작이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라는 것이다. 본래 감정을 잘 발산하지 않는 타입이라 더 그렇다고 도경수는 말했다. 도경수는 화가 나도 스스로 ‘잊자’고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묵히고, 감정이 사그라들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란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조)정석이 형을 업어치기 할 때 살짝 통쾌하기도 했어요. 극에 몰입하다 보니 형이 좀 얄미웠는데, 그 순간에는 속이 시원했죠.”
극중 도경수가 맡은 고두영도 평소에는 묵묵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승부욕이 발현되는 사람이다. 실제의 도경수는 고두영과 닮은 사람일까. “순수하고 여린 모습은 어릴 적의 저를 좀 닮은 것 같고요.(웃음) 자존심이 강하고 욕심 있는 모습은 지금의 저와 닮은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거든요. 힘들기는 하지만 저에게 기대감을 갖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꾸준히 되새겨요.”
그 덕분일까. ‘카트’ ‘괜찮아, 사랑이야’ ‘순정’ 등을 거쳐 ‘형’에 이른 지금 도경수의 연기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연기가 스스로 봐도 늘어난 것 같냐”고 물으니 도경수는 “네.”하고 단숨에 대답한 다음 수줍게 웃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항상 예체능 쪽 일이 하고 싶었어요. 요리, 그림, 미용, 목공, 노래, 연기…. 다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노래를 하다가 운이 좋아 회사에 캐스팅이 됐고, 연습생을 거쳐 엑소로 데뷔하게 된 건데, 사실 엑소 데뷔 당시에는 제가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수를 하며 아주 나중에 할 수 잇을 때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데뷔 2년차에 ‘카트’ 시나리오가 제게 나타났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괜찮아 사랑이야’를 찍으면서 제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고, 분출했을 때 제가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희열을 겪었어요. 그 순간 ‘연기를 평생 해야 하겠구나’ 생각했죠. 그 이후에 좋은 선배들을 만나며 공부도, 좋은 경험도 많이 했어요.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깨닫는 것도 많고 연기하는 방식도 점점 달라졌죠. 정말 신기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촬영 현장을 학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도경수가 주연한 영화 ‘형’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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