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 김연아·박태환·안현수 등 ‘특급스타’에 연달아 폭언

김종 전 차관, 김연아·박태환·안현수 등 ‘특급스타’에 연달아 폭언

기사승인 2016-11-22 09:44:28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체육계의 마이너스의 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나는 김연아를 참 좋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김연아, 박태환 등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낸 내로라하는 스타선수들이 고위인사의 압력에 시달린 사실이 밝혀지며 국내 스포츠계에 만연한 관피아 만행이 힐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SBS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난 참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직접 언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김연아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등 논란이 일자 ‘최순실 사단’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박태환에게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당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대신 김연아처럼 후배들 멘토로 나서 기업 후원을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면서 “나는 김연아를 참 안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발언이 실력 위주의 선수선발 기준을 암암리에 부정할 뿐 아니라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을 짓밟는 태도였던 탓에 네티즌들의 분노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박태환은 지난 4월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100m, 200m, 400m, 1500m를 석권하며 여전히 자신이 ‘대한민국 넘버원’임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대회는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대회로, 박태환은 네 종목에서 올림픽 A 기록기준을 가볍게 통과했었다.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이 사실을 절대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다. 방송은 김 전 차관이 박태환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을 서슴없이 폄하했다고 전했다. 김 전 차관은 당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에 대해서 “흠이 있어서 IOC 위원이 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고, 빙상연맹과의 갈등으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금메달따서 러시아에서 인정받아? 걔는 그냥 메달 딴 애야”라고 말했다.

안현수는 러시아 귀화 후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부활에 성공했다. 안현수는 과거 한국에서 빙상연맹의 계파갈등에 치여 소속팀을 못 찾고 석연찮은 국가대표 선발 규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힘든 시기를 거쳤다. 유승민 또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의 높은 벽을 넘고 우승을 일궈낸 ‘스타 플레이어’다.

그러면서 방송은 당시 김 전 차관의 막강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에게 밉보인 선수가 실제 불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받았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는 상태다. 김연아는 당시 ‘스포츠영웅’ 인터넷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최종심사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엉터리 기준으로 탈락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악수를 청한 것을 거부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되며 정부와 ‘비선실세’의 홀대를 받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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