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국정교과서 검토본‧집필진 공개…국민 설득 가능할까

[친절한 쿡기자] 국정교과서 검토본‧집필진 공개…국민 설득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6-11-28 10:00:27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이북(e-Book) 형태로 공개합니다.

28일 오후 1시20분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장검토본 발행 취지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집필진 47명의 명단도 함께 공개합니다.

지난해 10월1일 새누리당은 좌 편향된 역사 교과서를 바로잡겠다며 ‘역사 교과서 개선 특별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여야 및 교육계 내부에서 국정 교과서에 대한 찬반 논쟁은 끊이지 않았는데요. 일각에서는 국정 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선 공개된 편찬 기준에 따르면 국정 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일은 1948년 8월15일로 적혀있습니다. 헌법 전문에 따르면 대한민국 수립일은 1919년 3월1일입니다.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 시점으로 보는 것은 반민족행위자들의 친일 행적을 희석시킬 수 있다며 학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서로 판명된 ‘환단고기’ 내용이 상고사에 포함된 사항 역시 논란의 대상입니다. 특히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새마을운동에 관한 기술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유신독재의 산물로도 불리는 새마을운동이 국정 교과서 안에서 미화될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국정 교과서 집필의 정당성도 의심받고 있습니다.

국정 교과서를 주도한 김상률 대통령교육문화수석은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60)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씨의 외삼촌입니다. 이에 각종 시민단체에서는 ‘최순실 교과서’라며 국정 교과서 편찬이 최씨의 국정농단과 무관하지 않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들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예정대로 국정 교과서 적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장관은 27일 “일각에서 철회 이야기가 나오는데 철회한다면 무슨 고민을 하겠나. 현재로썬 철회할 방침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교과서 배포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다가오는 신학기부터 교육부가 제작한 교과서를 일선 학교들에 배포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울산시교육청을 제외한 시‧도교육청은 교육청이 제작한 교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정부가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배포하면 다른 시·도교육청과 공조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북도교육청과 강원‧광주‧세종 시‧교육청은 공동으로 대안 교재 제작을 추진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또한 지난 2월부터 제작에 착수한 보조 교재를 내년 3월부터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전국의 시‧도‧교육청의 반대에 부딪혀 교육부가 검정 교과서와 국정 교과서를 혼용해 일선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할지에 대해서도 여론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부가 한발 물러나 현장에서 국‧검정 혼용 체제를 진행하겠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교육부의 교과서와 기존의 검정 교과서들의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관계자들은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해서 사용할 경우 국정 교과서의 도입은 빨라야 201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2018년에도 국정 교과서 배포를 강행할지는 미지수입니다.

26일 열린 ‘5차 촛불집회’에는 190만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박근혜 정권을 규탄했습니다. 그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뿐 아니라 정부의 국정 교과서 강행에도 강하게 분노했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주도로 시작된 국정 교과서 편찬 사업이 크게 흔들리는 것도 당연해 보이는데요. 교육부가 현장검토본 공개를 통해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요? 교과서 배포에 앞서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걸 교육부가 빨리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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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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