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주주환원 정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에 더해 현금수준, 이사회 구성, 회사구조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둬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혁신적 솔루션 개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자산 활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 주제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보면, 먼저 사업과 관련해 반도체, 플렉서블 OLED 등 부품사업의 핵심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우수한 품질의 모바일기기, TV, 가전제품과 이들을 연결하는 컨버전스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전략적 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통해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인공지능, 전장 등과 같은 차세대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수익성 개선과 장기적 실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다섯 가지 개선된 정책을 마련했다.
첫째,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뺀 숫자)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던 내용에서 한층 더 강화된 것이다.
둘째, 올해 총 배당 규모를 지난해 3조1000억원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11.4조원 규모의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 효과가 반영돼 2만1000원 대비 약 36% 상승한 2만8500원으로 예상된다.
셋째, 삼성전자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중에 배당을 한 후에 남는 잔여재원은 지난해에서 이월된 잔여재원 0.8조원과 합해 내년 1월말부터 시작될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매입하는 주식은 전량 소각한다.
넷째,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 배당도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주주들에게 연내 균등한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올해 3월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별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한 바 있다.
다섯째,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며 세부적인 사항은 지주회사에 대한 검토 결과가 나온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장기적 성장과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의 균형적인 추구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때부터 2016년 3분기까지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조4000억원의 특별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4회차에 걸쳐 완료했다.
현금수준 면에서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적기 시설투자, 필수 운전자본 확보, M&A와 급격한 시장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 등의 자금 운용을 위해 연결기준으로 65~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주요 글로벌 기업과 순차입금비율, 총자산 대비 현금 비중 등 여러 지표를 비교했을 때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또 3년마다 회사의 현금 수준을 점검하고 적정수준을 넘어서는 현금은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전문기관 등을 통해 추천된 다양한 경험의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기업의 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도 강화한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현재 CSR 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사항과 제안들을 감독하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이사회는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구조 면에서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장의 기대효과 등 주주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측면에서 다양하고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구조 검토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장기적 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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