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기침, 콧물, 발열 증상에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 느껴지면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 감기가 아니라 독감인 경우에는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독감은 어떤 질환이며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김규남 인제대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독감과 감기는 다른 질병…원인 자체 달라
보통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여기는데,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감기와는 전혀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코, 목, 기도, 후두 부위 등 상기도에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생긴 감염성 질환으로, 의학 용어로는 ‘상기도 감염’이다. 코감기의 주원인이 되는 리노바이러스 이외에도 200여 종의 바이러스와 여러 세균이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 과정은 대개 유사하다. 감기가 걸려 기침을 할 때 튀는 작은 침방울 내에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점막으로 들어가서 전파를 일으킨다. 반면, 독감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를 통한 감염 이외에 독감 환자가 만진 동전, 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도 전염이 될 수 있다. 즉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물건을 만진 후에 눈, 코, 입 등의 점막 등을 만지면 독감 환자와 직접 접촉을 하지 않았더라도 전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독감, 심할 경우 사망까지…예방접종 필수
감기는 아무리 심해도 1~2주 지나면 호전되는데 반해 독감은 폐렴, 뇌염‧뇌수막염, 패혈증과 같은 중증 합병증을 유발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겨울이 오기 전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은 필수적이다.
60세 이상과 5세 미만에서는 60% 내외, 젊고 건강한 성인은 80~90%의 예방 효과가 있다. 100% 예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독감 백신 접종을 한 경우 입원‧중환자실 치료의 비율과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을 낮추기 때문에 예방주사를 권하는 것이다. 또한 유행 시기에는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독감이 의심되면 하루 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항바이러스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 만성 질환자, 임산부, 소아 등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이들과 함께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은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 비염, 인후염 등 감기 증세만 있다면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지만 고열을 동반하는 독감이나 폐렴, 요로 감염 등 세균성 감염 질환이라면 병을 치료한 후에 맞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 김규남 교수는 “예전에는 위험을 대비해 임신 3기부터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였지만, 현재는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독감 백신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맞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6개월 미만의 영아, 달걀에 알러지나 과민 반응(쇼크)이 있는 경우, 이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과민 반응(쇼크)이 있었던 경우라면 세포배양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 개인에 적합한 백신 선택해야
매년 1-2월 사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올해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를 정하고 그에 맞게 백신 권장주사를 결정하는데, 종류가 3개인가 4개인가에 따라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A형뿐 아니라 B형도 두 가지 형태로 나뉘어 유행하고 그 유행 양상이 예측하기 어려워졌는데, 하나가 더 들어간 만큼 4가 백신은 예방할 수 있는 종류가 많아진 장점이 있다.
B형의 경우 소아-청소년이 더 많이 걸리는 양상이고, 노인에서는 상대적으로 걸리는 숫자는 적지만 중증으로 올 경우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 있어 소아-청소년과 노인에게는 4가 백신 접종받기를 추천한다.
한편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평상시의 습관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손을 자주 씻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하는 것은 물론 수분과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며, “사람이 많은 장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독감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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