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하룻밤을 묵는 호텔에 침대 매트리스를 교체하고 화장대 옆에 조명등과 장막 을 설치 해달라는 등 ‘유별난’ 요구를 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앙일보 이상언 사회2부장은 14일자 ‘대통령의 하룻밤’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난 2013년 박 대통령이 영국 순방 당시 런던 주재 한국 공무원으로부터 들었던 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하이드 파크 건너편에 있는 5성급 호텔에서 단 하룻밤을 지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오전 버킹엄궁으로 가 2박3일을 묵는 일정이었다.
대통령 방문 준비단에 속해있던 해당 공무원의 말에 따르면 청와대는 먼저 대통령이 투숙할 호텔 객실의 침대 매트리스를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주문했다. 칼럼은 “호텔에서 원하는 것을 알려달라고 하더니 교체해 놓았다”고 전했다. 비용은 호텔 측이 댔으며 “자기네 것에 불만이 있다고 여겨 다소 불쾌해 하는 눈치였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었다. 욕실 샤워 꼭지도 교체됐다. 해당 공무원은 서울에서 온 손잡이 부분을 눌러야 물이 나오는 형태로 욕실 샤워 꼭지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하룻밤을 머무는 동안 한 두번 정도만 쓸 샤워 꼭지였다.
가장 의아한 대목은 객실에 조명등 두 개와 스크린 형태의 장막을 설치한 것이다. 칼럼은 해당 공무원의 말을 빌려 “대통령이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곳은 대낮처럼 밝아야 하며, 대통령이 거울 보는 곳의 뒤편에 흰 장막을 쳐 거울 속에 대통령 모습이 비칠 때 다른 사물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마치 연예인이나 모델의 ‘메이크업 부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앞서 지난 8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일화를 언급한 적이 있다. 송 의원은 국회 본청에서 진행한 ‘박 대통령 탄핵’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인천시청을 방문하기 전 청와대 측이 기존의 변기를 뜯어가고 새것을 설치했다”고 털어놨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세금 낭비” “역시 공주다”라는 비난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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