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칠레 주재 공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현지 방송사 시사 고발프로그램에서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칠레의 한 방송사는 지난 15일 시사 고발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예고편에는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 소녀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입맞춤을 시도하고 신체접촉을 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해당 외교관은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는 이 외교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한 여학생의 제보를 듣고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함정 취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방송사 관계자가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해당 외교관은 ‘포르 파보르’(Por favor·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여 사정하기도 했다.
피해 여학생은 “자살도 생각했다. 수치스러웠다”고 방송에 털어놨다.
외교부는 앞서 지난 16일 “중남미 소재 모 대사관에 주재하는 외교관이 지난 9월 주재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제자인 미성년 여학생에게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스킨십(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이 직무정지 중이지만 국내로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와 형사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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