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잇따른 경영 악재, 윤재승 부회장 리더십 흔들리나

대웅제약 잇따른 경영 악재, 윤재승 부회장 리더십 흔들리나

기사승인 2016-12-20 16:52:4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 획득 논란, 다국적제약사와의 판권 계약 종료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윤재승 부회장의 경영방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임 2년을 맞은 오너 2세 윤 부회장의 리더십이 갖은 경영 악재 요인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의 2세 간 경영권 승계 마무리 작업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대웅의 올 3·4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알피코프 회장의 대웅 지분은 올해 6월 말 4.12%에서 석 달 만에 2.91%로 줄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9.21%에서 1년 사이에 3배 이상 급감했다. 반면 2012년 대웅제약 대표로 복귀한 윤재승 대웅 회장의 지분은 개인 지분 11.61% 외에 엠서클·디엔컴퍼니 등의 대웅 지분을 합쳐 15.57%에 달한다. 

윤재훈 회장 지분 외에 맏형인 윤재용(6.97%)씨나 여동생 윤영(5.42%)씨의 지분을 합쳐도 윤재승 회장 지분에 못 미치기 때문에 경영권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2세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대웅제약은 기업가치가 저평가 돼‘헐값 매각’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주사인 대웅이 지난해 말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자회사인 알피코프의 지분을 윤재훈 회장 측에 저평가된 가치로 매각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웅은 알피코프 지분 36만2468주(64.7%)를 윤재훈 회장 측에 343억8900만원에 매각했다. 알피코프는 국내 일반의약품(OTC) 연질캡슐 시장의 65%를 차지하며 지난해 매출 706억원에 영업이익 43억원을 달성한 기업이다. 

문제는 2012년 대웅제약의 윤재승 회장의 뒤를 이은 윤재훈 회장이 이렇다 할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2012년 복귀한 윤재승 회장이 대웅제약이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부터다. 대웅제약은 윤재승 회장의 귀환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실적, 경영지표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대웅제약의 올 3·4분기 영업이익률은 3.5%로 상위제약사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대웅제약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56.5% 줄어든 2205억원, 47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7억원, 109억원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47.8%p 증가했다.

대웅제약 실적 악화의 큰 요인으로 지목된 것은 ‘다국적제약사와의 판권 계약 종료’다. 회사에서‘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판권을 종근당 등의 경쟁사에 뺐겼다. 대웅제약은 지난 1월 뇌혈관질환치료제를 비롯해 당뇨병치료제 등 6개 제품의 판권이 종료됐다. 주요 제품으로는 자누비아, 바이토린, 아토젯 등이 있으며 이들 품목은 연간 매출액 합산 약 2000억원에 달한다. 

대웅제약의 효자품목인 우루사 마저도 올해 식약처에서 ‘의약품 재평가’ 대상으로 분류되며 효능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라서, 지속적 매출을 장담하기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악재로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갈등이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의 나보타의 균주 출처가 의심된다"며 균주 기원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의 갈등이 심화되며 법적 분쟁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속에서 대웅제약의 핵심 인재들이 이탈하기도 했다. 실제 대웅제약의 주요 임원들이 서울제약, 메디톡스 등의 경쟁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웅제약에서 25년을 근무한 재무담당 박재홍 전무가 서울제약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27여년 간 대웅제약에서 홍보 전문가로 활동한 주희석 상무가 이달 1일부터 경쟁사인 메디톡스로 이직을 했다. 

윤재승 부회장과 조직 내부 임원진들과의 갈등도 한 몫했다는 설명이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진 그는 1995년 대웅제약에 입사, 14년 간 대웅제약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에게 취조를 하듯 나무라는 경향이 있어서 이를 임직원들이 견뎌기가 버거웠다는 설명도 있다.  

올 들어 유독 대웅제약의 핵심 인력들이 유출되고, 다국적제약사와의 핵심 품목 판권 계약이 잇따라 종료되며 윤 부회장의 경영 방식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에서 선두적 자리를 점했던 대웅제약의 경영 방식 변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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