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퇴임 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리스트 (형식) 이전에 구두로, 수시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됐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 9473명의 이름이 적힌 문서다.
세월호 참사 관련 서명, 시국선언 참여 인사 등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7월 사직한 유 전 장관은 이 명단을 퇴임 한 달 전쯤 봤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김소영 비서관이 A4 용지에 빼곡히 수백명의 문화예술인 이름을 적어 조현재 문체부 1차관에게 전달하며 ‘가서 유진룡 장관에게 전달하고 그걸 문체부에서 적용하라’고 지시했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출처를 묻자 ‘정무수석실에서 만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신임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었다.
유 전 장관은 ‘주도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선 “합리적 의심을 한다면 김 전 비서실장이라고 봐야겠죠”라고 답했다.
앞서 유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비서실장이 (공무원들) 성분검사를 한 뒤 문체부 김희범 1차관에게 명단을 주면서 자르라고 했다”며 “김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말을 잘 듣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미리 정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몇 달 뒤지만 미리 움직임이 있었던게 아니겠는가”라고 증언했다.
이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세종시에 있는 조윤선 문체부장관을 비롯해 김 전 비서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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