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고 허위 답안지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류철균(52·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측이 같은 대학의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원장으로부터 ‘정씨를 잘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의 변호인은 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김 전 학장이 최씨와 정씨를 잘 봐주라며 만날 것을 3번이나 요청해 지난해 4월 이들을 1분간 만났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날 류 교수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정씨가) 정윤회 딸이라 왕따를 당한다’고 했다”며 “(만난) 당시에는 최씨 등이 누군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 측은 정씨에 대한 특혜가 김 전 학장의 주도하에서 이뤄졌다고 강변했다.
변호인은 “류 교수는 김 전 학장이 최씨와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라며 “(일련의 의혹 사태는) 김 전 학장이 주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이대 부정입학 핵심으로 꼽히는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정씨의 학점관리를 위해 시간강사들에게 연락했다는 증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자신이 “정씨를 잘 돌봐달라”고 얘기했다는 의혹에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한 언론보도를 통해 김 전 학장이 지난 2014년 정씨가 승마특기자로 이대에 입학하기 전인 2013년, 이대 입학 특기자 전형에 ‘승마’ 종목을 포함하자고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전날 류 교수에 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5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는 자신의 수업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강생인 정씨가 독일에 머물고 있어 응시 자체가 불가능한데 조교를 시켜 정씨 명의의 시험 답안을 만들고 학점을 부여했다.
또 그가 특검 조사를 앞두고 조교들에게 “특검에 가서 허튼소리를 하면 논문 심사에 불이익을 주겠다” “다시는 학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며 협박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류 교수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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