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가 “특별검사팀에서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PD는 5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 사건을 특검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특검 조사관과 통화를 했고 자료를 넘기려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출국금지 조치가 해당 사건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배 PD는 “정씨가 한 두 가지 송사에 얽혀있는 인물이 아니라서 다양한 측면의 검토를 통해 아마 출국금지를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배 PD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의 수행비서 주모씨가 중요한 취재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배 PD는 “(수행비서의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무섭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은 안 했지만, 제작 과정에서 제가 수차례 통화를 했던 분”이라면서 “이 분은 십 수년간 박 회장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고 그 기간이 5촌 살인사건과 겹친다. 당시 박 회장의 동선이나 생각을 엿들을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연락을 수차례 드렸는데 말씀을 상당히 아끼셨고 후속 취재를 위해 지나치게 묻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 PD는 이철성 경찰청장이 주씨의 죽음에 타살 의혹이 없다고 일축한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왜 굳이 이렇게 빨리 입장 표명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심근경색이든 이제 막 부검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약물 반응이나 혈액검사는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오려면 수일이 걸린다. 그런데 종합적인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굳이 타살 의혹이 없다는 아주 단정적인 입장을 내는 것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말미에 나온 5촌 살인사건의 배후를 짐작케 하는 제보자의 전화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제작진이 “누가 그랬냐”고 배후를 묻자 제보자는 “누구긴 누구야. XXX가 시켰지”라고 대답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가’, 또는 ‘이가’ 등 조사를 두고 배후자를 추정하고 있다.
배 PD는 “제작진은 배후가 누군지 알고 있지만 추정을 아직은 섣부르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면서 “100% 확신할 수 있을 때 공개를 하자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을 만나러 갔던 이유는 만나실 의향이 있음을 넌지시 다른 분을 통해 전달하셨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그날이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이었다”면서 “박 회장이 뒤에서 억울하다는 말씀을 하지 마시고 저희를 만나서 말해줬으면 좋겠다. 본인을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011년 9월6일 새벽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박 대통령 5촌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 당국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수사 당국은 박 대통령의 5촌 고 박용수(당시 52세)씨가 박용철(당시 50세)씨를 북한산 주차장에서 흉기로 살해하고 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건 기록을 검토한 법의학자와 범죄 심리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박용수씨 자살 장소가 박용철씨 살해 현장에서 어두운 산길을 2시간 걸어야 하는 곳인 점, 박용철씨뿐 아니라 박용수씨 몸에서도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발견된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용수씨가 자살하기 직전 설사약을 먹은 점과 사건이 벌어진 시각 등산로 입구의 출입 확인 기계에 3명이 기록된 점도 의문을 더했다.
또 박용철씨와 박용수씨가 사망 당일 가진 술자리에 동석했던 박용철씨의 경호인 황모씨가 출소 직후 컵라면을 먹다가 천식으로 사망한 것에 대해서도 황씨의 지인은 제작진에 “천식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육영재단 내 암투와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이들 죽음의 배후에 박 대통령이나 ‘비선실세’ 최씨가 있을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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