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가임거부 가축거부” “우량암소 통계 내냐 출산지도 웬 말이냐”
지역별 가임 여성 수를 표시하고 순위를 매긴 ‘대한민국 출산지도’(출산지도)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일시적 온라인 모임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행자부는 우량암소 통계 내듯 지역별 가임 여성 순위를 발표하고 이를 저출산 대책이라 말한다”면서 “출산지도에는 여성을 향한 ‘이렇게 숫자가 많은데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힐난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여성에게 저출산의 책임을 전가하는 대신, 출산 및 육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집회참가자들은 출산지도의 책임자로 홍윤식 행자부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을 지목하고, 이들의 대국민사과 및 사퇴를 요구했다. 또 정부가 인구정책 수단으로 여성을 이용하거나 여성에게 저출산의 책임을 돌리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엔 여성 40여명이 모여 ‘미쳤다고 결혼하냐 여권없는 대한민국’ ‘애 낳는 게 미덕이냐’ ‘출산지도 만들 거면 정자지도 만들어라’ ‘내 자궁에 전세 냈냐. 내 자궁은 내 것이지 공공재가 아니다’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취급하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아기 자판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소, 말 등 동물 탈을 쓴 이들도 있었다.
교복을 입고 집회에 참가한 문은서(16)양은 “출산지도가 마치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 분포도를 연상시켰다”며 “여성을 가임기와 비가임기로 분류한 것도 화가 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저출산 극복 대안으로 공개된 출산지도는 거센 반발에 직면, 행자부는 하루 만에 출산지도 사이트(birth.korea.go.kr)를 폐쇄했다. 행자부는 사과 대신 “국민에게 지역별 저출산 문제를 쉽게 알리고 지역별 출산 관련 지원 혜택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BWAVE는 오는 8일에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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