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6번 미뤄진 세월호 인양…인양업체 “해수부 자료와 현장 달랐다”

[영상] 6번 미뤄진 세월호 인양…인양업체 “해수부 자료와 현장 달랐다”

기사승인 2017-01-16 15:31:24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세월호 인양 대국민설명회에서 해양수산부와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SSC)을 향한 유가족들의 지탄이 쏟아졌다. 인양업체는 해수부로부터 정확한 사전조사 정보를 받지 못해 작업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인양 완료 시점을 4월 말에서 6월 말로 번복했다.

16일 오전 10시30분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국민설명회를 열고 세월호 인양 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설명회에는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지앙 옌 SSC 부사장과 세월호 인양작업의 감리역할을 맡고 있는 영국 인양 컨설팅업체 TMC의 사이먼 버든 지부장도 참석했다. 세월호 유가족 70여 명도 설명회를 지켜봤다.

세월호 인양 방식은 지난해 11월 기존의 ‘해상크레인’과 ‘플로팅 독’을 이용한 방식에서 ‘잭킹바지선’과 ‘반잠수식 선박’을 이용한 방식으로 변경됐다.

먼저 장기욱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단 과장은 “지난 2015년 8월에 SSC와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현장엔 주작업선, 부작업선인 바지선, 현장을 지원하는 선박 총 3척이 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며 “잠수사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잔존유를 제거하고 유실 방지망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프팅빔(와이어를 연결할 선체 받침대)을 뱃머리를 들어 올린 뒤 설치한 상황”이라며 “4월 말에는 인양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앙 옌 부국장이 단상에 올라 작업 경과를 설명했다. 지앙 옌 부국장은 “해수부가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애초 잔존유 대부분이 기름탱크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많은 양의 잔존유가 C,D 덱에 유출돼 있었다. 이를 회수하는 작업을 하는데 29일이 더 걸렸다”고 말했다.

또 “선수 들기에 필요한 부력을 확보하기 위해 19개 탱크에 공기를 주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10개 탱크만 부분적으로 사용 가능한 상황이었다. 추가로 공기펌프를 설치하고 폰툰(에어백)을 설치하느라 33일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양 지연의 가장 큰 요인으로 선미(배 뒷부분) 쪽 퇴적층의 상태를 꼽았다. 지앙 옌 부국장은 “배 뒷부분에 리프팅빔을 설치할 때 해저면이 이 정도로 단단한 암반층일 줄을 예상치 못했다”면서 “1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5달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SSC 측에 따르면 해수부가 미흡한 사전조사정보를 전달해 작업이 지연됐다는 말이다.

지앙 옌 부국장은 인양 시기가 자꾸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좋은 날씨와 소조기(파고 1m, 풍속 10m/s 이하인 시기), 두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그 주기가 15일”이라면서 “겨울에는 작업할 수 없고 봄과 가을에만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사이먼 지부장은 SSC 측의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수부와 SSC 측의 설명은 유가족들의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수부는 잔존유가 얼마나 되는지 배를 조사하거나 해저면을 살펴보지도 않았다”며 “SSC는 바닷속을 한 번도 들어가 보지도 않고 해수부와 계약을 체결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TMC에 대해서도 “SSC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오히려 해수부와 한통속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수부는 애초 4월 말에 인양 작업이 완료된다고 했지만 이후 SSC와의 계약 만료일을 묻자 말을 바꿨다. 장 과장은 “늦어도 6월까지는 마무리하겠다”고 말해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다.

유가족들은 인양 완료일이 6번이나 미뤄진 것에 대한 해수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 유가족은 “최초 인양 완료일은 지난해 7월이었는데 이후 6번이나 말이 바뀌었다”면서 “처음에 해수부 장관은 선수 들기가 15일~30일이 걸린다고 했는데 4달이 걸렸고, 15일이 걸린다던 선미 들기는 4달이 걸렸다. 선체 인양이 내년으로 미뤄질 때 국민과 유가족을 향해 사과한적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연내 인양 약속은 못 지켰으나 오늘 말씀드린 기간 내에 인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세월호 선체에 120여 개가 넘게 뚫린 천공에 대해서 해수부는 “해수부와 SSC가 함께 (천공 작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지앙 옌 부국장은 SSC가 과거 세월호 인양방식과 동일한 작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끝내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 세월호 특별위원회는 해수부와 SSC측에 구체적인 공정표, 천공에 대한 자료, 화물칸에 대한 영상자료를 요청키로 했다.

설명회를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 ‘지혜엄마’ 이정숙(52·여)씨는 “날씨, 조류는 항상 똑같이 듣는 핑계다.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면서 “해수부가 인양을 제대로 알고는 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수부가 밝힌 인양 완료일에 대해선 “솔직히 말하면 전혀 믿지 않는다. 처음에는 4월 말이라고 하다가 6월 말로 은근슬쩍 말을 바꿨다”면서 “세월호 인양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이런 설명회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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