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인정

중앙노동위,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인정

기사승인 2017-01-17 18:43:09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지난 9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 민들레분회 이계옥 분회장 해고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17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계옥 분회장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를 인정받아 복직했다. 하지만 청소용역업체가 ‘부당해고’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고, 최근 중노위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앞서 지난 2016년 3월1일 경북대병원 용역업체가 변경되면서 이계옥 분회장이 해고됐다. 의료연대 측은 “분회장 해고 이후 용역업체는 소장을 통해 근로계약서를 무기로 노조 탈퇴서명을 받으며 노조탄압을 자행했다”면서 “입찰제안서에 ‘파업주동자 퇴사처리, 파업시 대체인력 24시간 내 투입’ 등 노조파괴 내용을 넣었다. 이 입찰제안서를 보고도 경북대병원은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 용역근로자보호지침을 적용해야 하며, 그 속에는 고용승계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 동안 2~3차례 용역업체 변경이 있었지만,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 의료연대 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근로시간면제를 적용받은 분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승계에서 배제된 것은 명백한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사건을 접수했다. 다만 당시 경북지방노동위에서는 부당해고는 인정했지만,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7월26일 복직했다. 하지만 의료연대 측은 “89명 중 2명만 근무하는 곳으로 배정됐고 다른 조합원들보다 퇴근시간이 2시간 가량 늦어 분회장으로서 실질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더구나 청소용역업체는 부당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4일 심문회의가 열렸으며, 당시 청소용역업체는 “단체협약을 승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회장을 고용승계 하지 않았다. 단체협약을 체결하면 그 때 고용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중노위 위원들은 “이전 용역업체와 비교했을 때 병원과 계약한 내용이 다른 점이 있는가?”, “분회장이 파견 온 사람도 아닌데 단체협약 체결 후 고용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

이어 중노위 위원장의 화해권고에 1주일의 시간을 가졌지만 교섭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고, 청소용역업체는 팩스로 ‘3월부터 7월간 임금상당액 50% 반환’ 등의 내용을 화해권고안이라고 보내왔다고 의료연대 측은 밝혔다.

의료연대는 “결국 화해는 결렬됐다. 1월9일 월요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초심 일부취소(부해:초심유지, 부노:초심취소)’의 판결을 받았다. 부당해고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까지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당연한 결과다. 만약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간접고용비정규직에게 헌법에 보장된 근로시간면제제도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 측은 “극심한 노조탄압 속에서 중노위 결과는 조합원들에게 기쁨이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지난 3월부터 무단협 상황에서 임단협 교섭을 아직도 10개월 넘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고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보복성 인사배치와 표적 징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투쟁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업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경북대병원이 대놓고 노조를 탄압하는 업체와 계약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경북대병원은 불법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는 △조합원 부당징계 구제신청 △노조간부만 대상으로 한 배치전환 △휴게시간 노조활동 방해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한 상태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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