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생보사, ‘소액암’ 늘여 잇속 챙기기 골몰

대형생보사, ‘소액암’ 늘여 잇속 챙기기 골몰

기사승인 2017-01-23 11:12:33

[쿠키뉴스=노미정 기자] 일부 대형 생보사가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암 종류를 세분화한 보험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돼야 하는 암보험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사들은 암의 형태를 일반암, 고액암, 소액암 등으로 세분화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 기준은 일반암의 경우 1000∼1500만원이다. 췌장암, 척수암과 같은 비용이 많이 드는 고액암의 경우 일반암보다 2배이상의 많은 보험금이 지급된다. 반면 소액암은 평균적으로 가입금액의 10∼24% 정도만 진단금으로 받을 수 있다. 

소액암은 갑상선암을 비롯해 대장점막내암,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을 말하며,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갑상선암의 환자는 2014년 기준 3만806명으로 전체 암 환자(22만7188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소액암을 늘여 암보험의 보장성을 줄였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5년 전부터 소액암에 추가되는 암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보장성을 낮추고 보험금 지급과 보험사의 손해율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0년대 중반 대한(현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수지가 맞지 않아 암보험 상품 판매를 일제히 중단한 바 있다. 암 진단비가 수천만원에 달해 보험사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쳐서다. 암 발병률(37.3%)·암 보험 가입률(91.0%)이 높은 현상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식생활 변화로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데다 의료기술 발달로 암 조기 진단까지 늘자 보험금 지급에 부담이 커진 보험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암 보험이 과거 상품과 다른 점은 소액암부분”이라며 “생보사들이 암보험을 판매해 손해가 많이 발생하자 고육지책으로, 약관을 입맛대로 바꿔 장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미정 기자 noet85@kukinews.com 

노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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