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朴대통령에 ‘블랙리스트 큰일난다’ 했지만 묵묵부답”

유진룡 “朴대통령에 ‘블랙리스트 큰일난다’ 했지만 묵묵부답”

기사승인 2017-01-24 10:38:38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3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서 조사했다.

유 전 장관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20여분 간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분명히 있었고 이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도했다”며 “김 전 실장이 수시로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했고, (문체부에) 적용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 작성 문제를 항의했다고도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이런 일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만나 뵙고 (블랙리스트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지난 2014년 7월9일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난다’고 얘기했지만 박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언급했다. 이후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문제로 청와대와 마찰을 빚어 면직됐다.

이어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헌법가치를 조직적으로 훼손한 범죄행위”라며 “유신 이후 전두환 정권까지 블랙리스트 명단 관리가 있었다가 민주화가 되면서 없어졌는데 다시 부활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30년 돌려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은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전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면서 “리스트 (형식) 이전에 구두로, 수시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체부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 표현의 자유와 창의성을 지키는 보루가 돼야 할 문체부가 공공지원에서 배제되는 예술인 명단으로 공정성 문제를 야기한 것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송 장관 직무대행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련돼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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