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83명이 24일 박근혜 대통령을 패러디한 그림으로 물의를 빚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징계안을 통해 “표 의원이 연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것은 물론 국격까지 크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앞서 표 의원이 주장한 ‘공직자 65세 정년 도입’도 함께 문제 삼으며 “표 의원은 여성과 노인, 그리고 국가와 국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수차례 훼손하며 모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새누리당,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 여성 의원 14명은 표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표 의원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풍자미술 전시회 ‘곧 바이!’(곧, BYE!) 展에 전시된 ‘더러운 잠’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해 박 대통령이 나체로 잠을 자는 모습을 묘사했다.
해당 작품이 이날 논란이 되자 국회사무처는 오후 3시 작품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전시회 작가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보수단체 회원이 떼어내 바닥에 던져 훼손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회 참여 작가들은 작품 훼손에 반발했다.
‘더러운 잠’의 작가인 이구영 작가와 해당 전시회를 기획한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 현 시국을 풍자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지적질 하는 게 가당하다고 생각하느냐”며 “국가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예술의 자유와 인격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침해받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냐”고 비판했다.
또 “이 전시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와 풍자다. 새누리당과 보수 언론은 여성비하를 운운하며 박근혜‧최순실 정권을 비호하지 마라”며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존중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표 의원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일부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면서도 ‘더러운 잠’에 대해서는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탄핵 심판 및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논란을 야기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존중한다”면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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