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한국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사에서 선보인 스피커형 제품을 필두로 인터넷포털, 스마트폰까지 음성 기반 서비스가 다양하게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 여러 인공지능 솔루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시장에 나와도 대부분의 국내 사용자들은 영어 기반 서비스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가 그나마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았다.
이처럼 한국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이 먼저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갈증 해소에 나섰다.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구글홈’ 등과 같은 스피커형 음성인식 기기다.
◇ 소비자 제품 ‘첫 삽’은 이통사가
첫 주자는 지난해 SK텔레콤이 선보인 ‘누구’다. 집안 어디든 간편하게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형 제품으로 적용된 인공지능은 딥러닝 학습을 통해 스스로 음성 인식률과 답변 패턴을 개선할 수 있다.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는 ‘T맵 교통정보’, ‘위키백과 음성검색’, 라디오 등과 어린이 특화 콘텐츠까지 신규 추가됐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기능은 피자·치킨 등 음식 배달, 날씨 안내 등이다.
SK텔레콤은 특히 현재 30만개 표제어에 대한 간단한 답변이 가능한 위키백과 검색 기능을 시범 운영 후 향후 세부 내용까지 음성으로 들려주는 ‘지식검색 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IPTV ‘B tv’ 연동을 통해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는 기능 등도 추가된다. 대중교통 정보 안내, 음성 커머스 기능 등도 업그레이드 리스트에 있다.
KT도 최근 스피커형 인공지능 기기 ‘기가 지니’ 선보여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IPTV 셋톱박스 기능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누구와 비슷하지만 TV와 연동되는 영상 인터페이스를 더했다는 차이가 있다.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하면 TV 화면을 보면서 음성으로 원하는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의 KT가 안정적인 가입자를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누구 대비 2배가량 비싼 제품 가격도 단품 판매에 집중한 것은 아니라는 데 힘을 더한다.
가격이 비싼 만큼,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과 협업한 스피커로 음향 성능을 더했으며 카메라도 탑재하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TV‧음악 감상, 일정관리, 교통안내, IoT(사물인터넷) 기기 제어, 영상통화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역시 딥러닝 기반으로 자가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아직 스마트폰 앱에서는 메신저 대화형 명령만 가능하고 음성인식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향후 업그레이드를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다.
◇ 모바일·인터넷도 인공지능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 통역 서비스 ‘파파고’ 등을 선보인 네이버도 스피커형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미 포털 검색어 등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인공지능을 연구해왔으며 구글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통신사 이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그 적용 범위도 넓다.
스마트폰에 적용할 인공지능 서비스를 계획해온 전자업계도 경쟁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비브랩스 기술을 통해 올해 상반기 선보일 전략 스마트폰에 ‘갤럭시 S8’에 인공지능 비서 솔루션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대 경쟁자인 애플이 시리를 아이폰 외에 '애플워치'나 '애플TV' 등까지 적용할 계획인 만큼, 향후 삼성전자도 스마트 가전에 인공지능을 연동할 수 있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6’에도 인공지능 비서 탑재가 유력하다. LG전자는 올해 CES 2017에서 다양한 스마트 가전에 인공지능 솔루션을 적용해 선보이기도 했다.
LG G6에 탑재될 인공지능 서비스는 구글 어시스턴스 기반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섬세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스마트폰 전략 제품에는 이미 검증된 솔루션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새 버전을 가장 먼저 탑재하는 레퍼런스 제품을 생산해온 만큼,양사의 관계성을 감안하면 G6의 구글 어시스턴스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정용 스피커 제품부터 스마트TV 등 가전,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기기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일 다양한 국산 인공지능 서비스가 향후 외산 솔루션과 어떻게 연동되고 경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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