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말랑말랑한 ‘OO’에 담은 지금의 자이언티

[쿠키인터뷰] 말랑말랑한 ‘OO’에 담은 지금의 자이언티

기사승인 2017-02-02 16:45:19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자이언티를 상징하는 선글라스와 닮은 그의 앨범명 ‘OO’는 자이언티의 시각과 시야를 의미한다. 더불어 대중과 자이언티의 교집합을 의미하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자이언티의 시선이 대중의 공감을 얻어낸 것일까. 지난 1일 0시 공개된 ‘OO’는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노래’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로 각각 지드래곤과 빈지노가 참여한 ‘콤플렉스’‘미안해’가 줄서 있다.

지난 2일 서울 독막로 모처에서 진행된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 선글라스를 벗은 모습으로 등장한 자이언티는 “편한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글라스를 벗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는데 결과가 좋아서 행복하다. 함께 작업한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OO’는 자이언티가 새로운 회사에 둥지를 틀고 처음으로 발매한 앨범이다. 자이언티는 약 1년 전 테디가 운영하는 YG엔터테인먼트의 더 블랙 레이블과 계약했다. 자이언티는 레이블 스태프에게 앨범의 공을 돌리는 한편 새로운 회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회사를 이적하게 된 것도 결국 동료 때문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회사를 옮기면서 환경에 큰 변화가 왔으리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양화대교’ 이전부터 작업하던 스태프들과 이번에도 같이 작업했어요. 함께 음악을 하던 쿠시, 피제이, 서원진 등이 먼저 더 블랙에 자리를 잡았고 저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회사를 옮기게 된 거예요. 사실상 이름만 바뀌었을 뿐 환경이 바뀌진 않은 거죠. 제 음악적 방향이 달라질까봐 걱정하신 분들도 앨범 들어보시면 여전히 저만의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레이블 대표인 테디 형이 ‘너의 앨범이니 네가 만드는 것이 좋다’라고 저를 응원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줘서 고마운 마음이에요.”

자이언티는 자전적인 가사를 쓰고 노래하는 가수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양화대교’가 대표적이다. 그는 “할 말이 생기기 전까지 곡을 만들기 힘들다”고 고백했다. 공백기 동안 ‘쇼미더머니’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 활동을 했지만, 음반은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려 오랜 기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가을에 발매 예정이었던 앨범이 지금 나오게 됐다.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건 역시 완성도예요. ‘떳떳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했어요. 계속해서 음악을 하고 나중에 자식도 듣게 될 음반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완성도라는 건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만드는 것.”

자이언티가 최선을 다해 만든 앨범에는 현재의 자이언티가 묻어난다. 자이언티는 이번 앨범을 “말랑말랑하다”라고 표현했다. 첫 번째 앨범 첫 트랙 ‘O'는 시작부터 강렬했지만, 이번 앨범의 첫 트랙 ‘영화관’은 잔잔하고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다르다. 초심에서 멀어졌다는 평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뮤지션은 자신이 변화하고 느낀 바를 음악에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은 자극적인 요소가 많이 없어요. 말랑말랑하죠. 첫 번째 앨범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때는 누군가의 눈에 조금 더 들고 싶었지만, 이제 그런 시간은 지났죠. 관심사나 취향도 많이 바뀌었어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앨범은 지금 저의 성격과 취향, 지금의 저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앨범을 어떻게 평가하시든 저는 좋아요. 왜냐하면 말랑말랑해진 분위기가 지금의 저니까요.”

자이언티와 앨범 ‘OO’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음원 사이트에 접속한 아이디 수만큼이나 다를 것이다. 분명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티의 현재 뿐 아니라 다음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는 것. 자이언티는 앞으로 음악을 통해 자전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독립된 이야기 그 자체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화대교’는 저에게 참 좋은 계기가 된 소중한 곡이지만, 다른 음악을 보여주기에 그 노래의 이미지가 너무 커서 일종의 콤플렉스가 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양화대교’를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 노래는 그 노래일 뿐인데 그걸 어떻게 넘어설 수 있겠어요. ‘졸업 사진을 넘어서는 사진을 찍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그때의 기록은 그때의 기록으로 소중하고 그걸 좋아하는 분들에게 감사하죠. 앞으로 발표할 음악도 좋아해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고요.”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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