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의약품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4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5352억원에 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전 국민의 인구·사회학적 정보, 의료이용 및 약물처방 정보, 건강검진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안전사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국민들이 의약품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연구원, 의약품안전관리원과 협업을 통해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의약품 사용단계에서의 부작용 발생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동안 약물 부작용 사례는 주로 제약사, 의약품 복용자, 의료인 등에 의한 자발적 신고(2015년 19만8037건, 출처: 2016 식품의약품 통계연보)로 수집되어 약물 부작용의 규모 및 원인 파악이 어려웠으나 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으로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단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약품 부작용 분석이 가능한지에 대해 보건의료연구원, 의약품안전관리원과 공동연구를 실시함으로써 공단 빅데이터의 대표성과 타당성, 신뢰성을 검증했고, 이 연구는 2016년 기획재정부 협업과제(과제명: 약물 부작용 줄이고, 국민 안전 올리고)로 선정됐다.
이번 공동연구는 전 국민의 의료이용 자료(연간 약 14억건)를 분석해 국내최초로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규모를 산출해 부작용의 심각성 및 사전관리 필요성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2014년 기준 의약품 부작용 환자는 43만명, 진료비는 2738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5352억원으로 분석됐다.
표본 100만명 환자에 대한 시범구축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향후에는 검증모델을 다양하게 활용해 단계적(‘16년 시범구축→‘17년 확대→’18년 전수구축)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대국민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공동연구 사례를 보면 공단과 보건의료연구원(고민정 연구원), 서울아산병원(임영석 교수)이 ’05년부터 ’14년까지 10년간 만성 B형 간염약을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복용을 철저히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사망, 간이식, 간암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공동연구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90% 이상으로 철저히 복용한 환자들이 50% 미만으로 복용한 경우에 비해서 사망이나 간이식 위험은 59% 감소하고, 간암 위험도는 20% 감소했다. 해당 연구는 국내 B형 간염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국내 최대규모의 장기간 추적연구이다.
또 공단과 보건의료연구원(윤지은 연구원), 서울아산병원(박덕우 교수) 공동연구에서는 수년 전 신약으로 국내에 시판된 항혈소판제(혈액 중 혈소판의 기능 항진을 억제하는 약제)가 ‘서구인에 비해 체구가 작은 아시아인에게는 부작용으로 인한 출혈 위험이 크다’는 문제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2017년 하반기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데 신약이 기존약물과 유사한 효능을 보였으나 출혈 부작용 위험은 증가되는 중간 연구결과가 나와, 한국인에게 외국의 의약품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