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의한 중증피부이상반응 위험 규명

약물에 의한 중증피부이상반응 위험 규명

기사승인 2017-02-02 18:33:07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하 의약품안전원)은 약물 복용에 의한 중중피부이상반응 발생현황 및 위험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중증피부이상반응(SCAR, Severe Cutaneous Adverse drug Reaction)은 피부가 벗겨지고 녹아내리는 등 심각한 전신적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Stevens-Johnson Syndrome), 독성표피괴사용해(TEN, Toxic Epidermal Necrolysis), 약물과민반응증후군 등을 포함 한다.

100만명에 1~2명 꼴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심할 경우 각막손상에 의한 시력 상실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며 사망률이 높다.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안전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실시한 의약품·의료정보 연계분석의 일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약물로 인한 드물지만 심각한 중증피부이상반응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으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요 의약품에 의한 중중피부이상반응 발생률과 위험도를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의약품안전원은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청구자료를 활용해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주요 항전간제(라모트리진, 카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포스페니토인, 발프로산)와 통풍치료제(알로푸리놀) 사용 후 이상반응 진단 현황을 분석하고, 처방자 수 대비 진단자 수가 가장 많았던 라모트리진에 의한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위험을 상세 분석했다.

건강보험공단 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해 2009~2015년까지 7년간 주요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의 중증피부이상반응 진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증피부이상반응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 수는 연간 평균 2076명으로, 남성 45.2%, 여성 54.8%이었다. 평균연령은 45.9세(±22.9)였다.

또 스티븐스-존슨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92.7%, 독성표피괴사용해로 진단받은 환자는 5.7%, 스티븐스-존슨증후군과 독성표피괴사용해를 함께 진단받은 환자는 1.6%였다.

항전간제와 통풍치료제 약물 처방자 총 299만768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약물 복용자 1만명 당 중증피부이상반응 진단자는 라모트리진 20명, 포스페니토인 13.1명, 페니토인 8.9명, 알로푸리놀 7.8명, 카르바마제핀 6.6명, 옥스카르바제핀 5명, 발프로산 3.9명, 페노바르비탈 2.6명으로 파악됐다.

항전간제와 알로푸리놀 복용 시작일부터 중증피부이상반응 진단일까지의 중앙값은 57.5일이었으며, 처방 후 30일 이내 중증피부이상반응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510명(28.5%), 60일 이내 진단받은 환자가 922명(51.5%)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해 2011~2015년까지 5년간 뇌전증, 양극성 장애 및 우울 에피소드를 진단받은 환자 중 중증피부이상반응으로 입원한 환자군(496명)과 중증피부이상반응 또는 피부질환 관련 진단을 받지 않은 대조군(9920명)을 대상으로 라모트리진 복용과 이상반응 간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라모트리진 사용자는 미사용자 대비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10.93배(95% CI: 7.48-15.97) 높았으며, 복용 시점에 따른 부작용 발생 위험이 30일 이내 복용 시 23.73배, 60일 이내 복용 시 13.38배 증가했다. 60일 초과 시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라모트리진 단독 복용자와 발프로산과 병용 복용자의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위험도는 비복용자 대비 각각 13.52배(95% CI: 7.83-23.36), 13.02배(95% CI: 8.37-20.27)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항전간제 종류에 따른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위험도는 라모트리진 10.93배(95% CI: 7.48-15.97), 카르바마제핀 3.43배(95% CI: 2.56-4.59), 페니토인 2.30배(95% CI: 1.49-3.55)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연구결과 분석에 따르면 항전간제와 알로푸리놀 복용 시작 후 중증피부이상반응 진단일까지의 중앙값은 57.5일로, 초기 약물 처방 및 복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진은 초기 처방 시 세심하게 관찰하고 관련 정보를 환자에게 알려야 하며, 피부이상반응이 약물과 무관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는 한 즉시 투여를 중지하고 적절한 처치가 필요했다.

환자들은 약물 초기 복용 시 감기와 같은 증상이나 피부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고, 다른 약물에 의한 과민반응 또는 발진 병력이 있는 경우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의약품안전원은 보험청구자료의 해석 시 한계점이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토대로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은 유익성과 위해성을 고려해 적절히 사용한 후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안전성 정보에 대해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통해 교육·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비급여 의료행위, 약제, 치료재료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판매되는 약물에 관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고, 보험청구된 진단명이 최종 확진된 진단명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질병의 중증도, 상세 증상과 같은 임상적인 정보를 충분히 포함하지 않아 임상적으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 개인에 대한 처방의 적절성을 충분히 분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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