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관계를 이용해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녹취록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공개됐다.
녹취록에서 고 전 이사는 “제일 좋은 방법은 이렇게 틀을 몇 개 짜놓고 잘 되면 모두 우리 것이 된다. 난 틀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 전 이사의 최측근은 “36억 상당의 정부 예산으로 진행하는 연구과제를 선정 받아 (돈을) 나눠 먹자”라고 언급했다.
녹음 시점은 지난해 8월이며 고 전 이사가 언급한 ‘우리 것’은 K재단으로 추측된다.
지난 9일 오후 YTN ‘김선영의 뉴스나이트’에 출연한 한 패널은 “고 전 이사는 본인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일관성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제보로 인해 의인으로 알려졌지만, (국정농단에) 실질적 조력자·행동책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가 주연이라면 고 전 이사는 조연 정도는 했다”며 “검찰에 협조는 했지만, 헌재에 나가면 고 전 이사의 이권 개입을 문제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패널은 “녹음파일 내용만으로는 모든 것을 단정할 수 없다”며 “고 전 이사가 36억의 연구비를 나눠 갖자고 직접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 전 이사의 녹취록은 지난 재판과정에서 최씨가 공개 요청했다. 최씨 측은 이러한 이유로 “고 전 이사를 너무 의인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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