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이슈체크] 일동·보령도 뛰어든 ‘의약품’ 온라인 판매, 쟁점은

[장기자의 이슈체크] 일동·보령도 뛰어든 ‘의약품’ 온라인 판매, 쟁점은

기사승인 2017-02-15 00:01:00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도매 업체를 통했던 제약 업계의 의약품 판매 관행이 최근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제약사들이 약사와 병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의약품 판매 사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죠. 도매상에 의존하는 의약품 유통 구조를 바꿔, 유통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인데요. 이슈체크에서 오늘 그 내용,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장윤형 기자, 온라인 의약품 쇼핑몰. 좀 생소한데요. 이게 어떤 쇼핑몰인건가요?

장윤형 기자 >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의약품 쇼핑몰은, 일선 약사들에 한해 구매할 수 있는 도매 채널입니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의약품 유통 과정은, 제약사가 전문 도매상에 의약품을 공급하면, 개별 약국이 도매상을 통해 구입하고요. 그 대금을 추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하면 직접 구매가 가능한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그래서 대세는 온라인 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거군요. 그럼 현재 이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제약사는 얼마나 되나요?

장윤형 기자 > 네현재 온라인 몰을 이용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준비 중인 제약사는 5~6곳입니다. 특히 자본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온라인 의약품 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요. 최근, 대형 제약사인 보령제약과 일동제약이 온라인 몰을 오픈하고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대형 제약사들이 이미 운영에 들어갔고 또 준비 중인 만큼, 앞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 같은데요. 

장윤형 기자 > 일동제약은 자회사인 일동 e커머스를 신설하고, 온라인 의약품 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1차적으로 온라인 의약품 몰인 일동샵을 오픈하고, 일동제약의 제품과 상품을 우선적으로 유통 판매하고 있고요. 점점 서비스 범위를 넓혀 오픈마켓 형태로 확장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자회사의 제품 뿐 아니라 다른 제품이나 상품도 함께 판매할 예정이군요. 그럼 다른 제약사는 어떤가요?

장윤형 기자 > 보령제약도 기존 보령수앤수에서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을, 팜스트리트라는 이름으로 변경한 뒤,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운영하는 팜스트리트는 의약품과 함께 건강 기능 식품, 기능성 화장품, 가정 간호 용품, 의료기기 등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요즘에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없는 품목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보령제약의 경우도, 건강과 관련된 폭 넓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렇게 최근 시작한 회사 외에 기존부터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던 제약사들도 있죠?

장윤형 기자 > 제약사 온라인 몰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각각 2009년과 2012년 자회사를 통해 오픈마켓 형태의 더샵과 HMP몰을 운영하고 있고요. SK케미칼도 계열사인 유비케어를 통해 유팜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제약사뿐만 아니라, 다른 다수의 제약사들도 온라인 의약품 유통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온라인 몰은 늘어날 전망이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대형 제약사들이 거의 직접 자회사를 세우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던 자회사를 통해 온라인 유통업을 진행해오고 있네요?

장윤형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미약품이나 대웅제약 등도 자회사를 통해 의약품 온라인 유통업을 전개해 왔는데요. 한미약품은 관계사 온라인팜을 통해 HMP몰을, 대웅제약은 계열사 엠서클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는 더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이렇게 되면, 기존의 유통 시장과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기존, 도매업체들이 주를 이루던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제약사들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겠네요. 장기자, 어떤가요?

장윤형 기자 >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기존 도매 업체들과의 밥그릇 싸움을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의약품 도매 업체들의 이익 단체인 한국 의약품 유통 협회의 주도로,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온라인팜의 의약품 도매업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온라인팜이 약국을 대상으로 자체 영업 활동을 벌이며, 기존 업계의 골목 상권을 침범 했다는 주장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도매 업체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밥그릇을 제약사가 뺏었다고 여길 수도 있죠. 온라인팜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 후, 어떻게 되었나요? 한미약품이 일단 한 발 물러났나요?

장윤형 기자 > 결국 온라인팜이 한미약품 외 타 제약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고요. 또 자체 영업 사원들의 도매 영업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일단 양측 간 갈등이 일단락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온라인팜이 운영하는 HMP몰에는 기존 도매 업체들이 일부 입점해 있습니다. 한미약품 뿐 아니라, 대웅제약의 더샵도 지난 2012년, 기존 의약품 유통 업체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타 제약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며, 갈등을 피한 적이 있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두 경우 모두 지난 사례이긴 하지만, 기존 업계의 반발이 심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그런 우려에 대한 제약사들의 입장이 궁금해요.

장윤형 기자 > 하지만 보령제약은, 팜스트리트의 경우 기존 도매업체들이 온라인 몰에 입점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의 형태라, 기존 업계의 반발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요. 오히려 보령제약의 약국 영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상황 지켜봐야하겠습니다. 그리고 의약품 온라인 판매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장기자, 판매 대상은 병원이나 약국인거죠? 일반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의약품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죠?

장윤형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의약품은 보건복지부가 허가한 장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거든요. 그 예로, 약국과 병원 등 의료기관이 대표적이죠. 인터넷은 허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고요. 편의점에서 파는 일반 의약품 역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다 불법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일부 위험한 의약품을 제외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게 되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온라인에서 의약품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장윤형 기자 > 일단 의약품 제조와 수입, 유통, 처방, 투약에 대한 추적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의약품의 위조와 변조 및 품질 보증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요. 또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 복약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의약품이 거래되면, 약물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의약품 부작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데요. 만약 불법적으로 사들인 의약품을 복용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의약품의 위, 변조와 오, 남용 발생 가능성도 있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군요. 분명 의약품에 있어 온라인 판매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법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해요. 하지만, 해외 직구를 통하면 의약품 구매가 되지 않나요? 

장윤형 기자 > 약사법상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는 금지돼 있는 반면, 관세법에서는 통관을 허용해 사실상 온라인 거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관세법은 개인이 본인 사용을 전제로, 처방전이 없으면 6병 이하까지, 처방전이 있으면 최대 3개월분까지 약을 반입할 수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렇다면 정부 부처가 의약품 온라인 판매에 대해, 각자 다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국내 의약품 온라인 거래에서 약사법과 관세법 간 일관성이 결여돼 있는 거잖아요. 

장윤형 기자 > 일단 약사법은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안전 상비 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세법은 불법이 아닌 전문 의약품이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의 경우, 처방전에 정해진 수량만큼 통관이 가능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다른 나라도 우리처럼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가 무조건 다 불법인가요?

장윤형 기자 > 아니요. 온라인 약국 개설과 의약품 인터넷 판매가 합법화된 국가도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홍콩, 대만 등은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온라인 의약품 유통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왜 그런 건가요?

장윤형 기자 > 일단 비용 절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자사가 온라인 유통 사업을 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존처럼 도매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유통 판매할 경우, 인건비와 함께 도매상 수수료 등의 중간 유통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자사 온라인 몰을 이용할 경우 중간 유통 비용이 절감됩니다.  특히 온라인 유통의 특성상, 주문과 함께 결재도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도매업계서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는 미수금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요. 또 재고 등 유통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데요. 그 미수금 해결은 현금 유동성 부족 해소로 나타나고, 절감된 비용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 비용으로 사용돼, 온라인 몰 운영이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 외에 또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장윤형 기자 > 밀어내기와 리베이트 같은 비정상적인 행태도 사라질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전부터 밀어내기 영업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는데요. 의약품 온라인 몰이 활성화 되면, 비정상적인 영업 행태가 사라지고 새로운 유통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온라인 몰이 활성화되면, 밀어내기나 리베이트 관행이 어떻게 없어질 수 있다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 현장에서 만나 주문 수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으로 주문을 받아 주문된 수량만큼만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회적 문제까지 됐던 밀어내기 영업이나 불법 리베이트 관행 등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거죠. 온라인 몰을 통한 제약사들의 의약품 유통 사업 경쟁은 결국 가격 경쟁과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으로 제약사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약사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최근 의약품 온라인 유통 판매가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제약사들은 물론 약사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을 텐데요. 

장윤형 기자 > 약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복잡한 제품 구매 방식과 선결제 등으로 인해, 오히려 온라인몰 이용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약사들도 있고요. 또 약사들이 온라인 몰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편의성이 있다는 제약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온라인 몰의 이용이, 제약사들의 주장처럼 그렇게 편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거죠?

장윤형 기자 > 네. 온라인 몰 사이트 이용도 불편하다는 겁니다. 일단 다양한 제약사의 약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일일이 사이트를 돌아다녀야 하고요.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도매상을 통해 한 달에 한번 정도 결제하던 방식보다 현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하지만 부정적인 면에서만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건 아닐 텐데요. 긍정적으로 보는 약사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장윤형 기자 > 네. 온라인 몰이 약사에게 편리한 점은 분명히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온라인 몰을 이용하고 안하고는 개인적인 선택이니, 존중하자는 의견도 많은데요. 일반 소비자가 음료를 살 경우, 판매점에 직접 가서 구매하는 방법과 제조사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듯,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사면 되는 것이라는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온라인 몰을 이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약사들도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편리함을 느끼는 약사들이 있을 텐데요. 개인의 의견과 상황은 다르니까요. 딱 뭐라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장윤형 기자 > 제약사에서도 온라인몰 시스템에 대한 약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몰 이외에도 기존의 도매 업체를 통한 제품 구매도 가능하도록 판매 루트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의약품 온라인 시장, 전망해볼게요.

장윤형 기자 > 일단 올해 의약품 온라인 시장은 과열될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요. 온라인몰의 전반적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활동하는 팜스넷을 비롯해 온라인팜, 더샵, 유팜몰, 데일리몰 등을 비롯해 중소업체들이 운영하는 몰이 있는데요. 또 의약품 유통업체들도 각 회사마다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있어 온라인 시장이 넘쳐나고 있다는 거죠.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보시면 됩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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