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역차별’을 이유로 교내 ‘생리대 자판기’ 설치를 반대해 온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이 공분했다.
17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생리대 자판기’와 관련해 설전을 벌여온 한양대 학생들을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네티즌들이 자판기 설치를 반대했던 한양대 학생들을 저격한 글이 첨부됐다. 한 네티즌은 “여자가 사용하는 무언가를 설치한다고 하면 소리지르고 난리”라며 “(억울하면) 남자들도 생리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양대 총학생회장 후보는 생리대 자판기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당선 후에도 공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남학우들의 반발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지난 2013년부터 한양대는 ‘여학생 80% 이상이 자판기 설치를 바란다’는 조사 결과를 묵살해왔다”며 “학생들의 반발을 이유로 예산 분배 과정에서 자판기 설치와 관련된 항목을 배제한 것”이라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해당 기사가 나간 뒤 여성을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휴지로 일단 막고 편의점으로 뛰어가라. 그럴 양이 아니라고? 그럼 팬티로 막고 편의점에서 새 속옷을 사라”며 되려 여성의 준비성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역차별이니까 면도기 자판기를 설치해달라고? 너희가 그게 왜 필요해? 하루라도 면도를 거르면 세상 사람들이 못마땅하게 쳐다보니? 급한 대로 일회용 면도기라도 사서 면도해야만 할 만큼? 면도기가 없으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 얼마나 멍청하면 생리대 자판기 설치까지 문제 삼으려 들까. 곧 생리대 제조 회사 앞에 가서 ‘왜 생리대만 만들고 면도기는 안 만드냐’고 시위하게 생겼다”고 일침을 가했다.
일부 네티즌은 생리대 자판기는 생리대를 ‘무상공급’이 아닌 ‘판매’하는 기계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요가 있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교내 일회용 면도기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남성들이 면도기 자판기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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