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소수자 비하 발언이 올라와 논란이다.
20일 오전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타인의 절박함과 소수성을 이용하지 말라”는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온라인 카페 ‘이종격투기’에 올라온 성소수자 관련 글을 캡쳐해 첨부했다.
첨부된 글에 따르면 이 카페 회원은 “일반 여성 대신 트랜스젠더와 사는 게 훨씬 가성비가 좋다. 성형도 많이 해서 예쁜 사람이 널렸다”며 “남자가 데리고 살아주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라 결혼식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월급이 180만원이라도 무시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곤하게 주말마다 데이트하지 않아도 되며, 매일 김밥만 먹자고 해도 절대로 투정할 수 없다”면서 “남자들이 (트랜스젠더를) 만나주지 않으니 바람날 일도 없다. 남자를 잘 아니 밤일도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매일 아침 남편에게 12첩 반상을 차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이 글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꼽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과거 트랜스젠더가 성폭행을 당한 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형법상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과거 트랜스젠더는 ‘부녀’로 인정되지 않았다. 성폭행을 당해도 피해자로 나설 수 없었던 이유다. 지난 2009년 트랜스젠더를 강간죄의 객체로 보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뒤에야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 사례는 해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은 창설 107년 만에 트랜스젠더의 입단을 허용했다. 미카엘 서르보 대표는 이날 입단 허용과 관련해 “생물학적 성별보다 성 정체성을 기준으로 회원을 선발하겠다”고 새로운 입단 규정을 발표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철폐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 남자들은 머릿속에 ‘XX 염색체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착취하고 이용해야한다’는 논리를 새긴 채 태어나는가”라고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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