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로 ‘차세대 TV’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QLED TV’로 방어에 나선 삼성전자와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화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극대화 하는 가운데 LG전자는 ‘플렉서블(휘어지는)’ TV로 공세를 강화할 전망이다.
23일 LG전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시그니처 OLED TV’와 ‘슈퍼 울트라HD TV’를 앞세운 ‘듀얼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OLED TV로 차세대 TV 방향을 제시하고 ‘나노셀’ 기술로 화질을 개선한 슈퍼 울트라HD TV로 LCD 시장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선보인 ‘LG 시그니처 OLED TV W 시리즈’는 제품 두께 4mm(65W7 기준)에 화면 이외의 요소를 배제한 ‘월페이퍼 디자인’으로 일체감을 극대화 했다. ‘벽에 그림 한 장이 걸린 듯한’ 연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화면 외 부품과 스피커를 별도의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로 분리하고 모든 연결선을 하나의 케이블로 묶었다.
화질 면에서는 자체 발광하는 OLED 소자를 픽셀 단위로 제어,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화면의 어두운 부분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무한대 명암비’를 제공한다. 자발광이 가능한 만큼,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 등도 없다. 다만 색 재현 자체는 흰색 OLED 소자에서 나온 빛이 LCD TV와 같은 필름을 투과하는 ‘WOLED(화이트 올레드)’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LCD TV의 화질도 대폭 강화해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정확치 않은 색상을 제거할 수 있는 1nm(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를 도포해 색 정확도를 높였다. 시야각 60도 내에서의 색 왜곡도 거의 없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제 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QLED TV’를 선보였다. 기존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SUHD TV’에 색 재현력을 강화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은 크기에 따라 받은 빛을 다른 색상으로 증폭하는 2~7nm 단위의 퀀텀닷 입자 필름을 통해 색감과 휘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번 QLED TV는 이 퀀텀닷 입자에 ‘메탈 코팅’을 더해 색 표현력을 강화했다. 패널 구조 최적화를 통해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도 최소화 했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QLED TV는 OLED와 같은 자발광 방식이 아닌 LED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 구조다. 이에 따라 OLED TV 수준의 ‘완전한 블랙’ 구현에 한계가 있는 만큼 화면 밝기를 최대 1500~2000 니트(nits)까지 구현, 체감 화질을 높였다.
QLED TV 역시 얇은 베젤(테두리) 등으로 화면 외 요소를 최소화 하고 주변 기기를 투명 케이블 ‘인비저블 커넥션’으로 연결, 불필요한 선이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주변기기들은 ‘원 커넥트’ 박스를 통해 제어할 수 있어 TV와 주변기기를 분리해 배치할 수도 있다. 벽걸이형 제품의 경우 ‘노 갭 월마운트 디자인’을 적용해 벽에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도록 했으며 이젤 형태의 ‘스튜디오 스탠드’ 등으로 미적 감각을 고려한 설치도 가능하다.
LG OLED TV와 삼성 QLED TV 모두 각 디스플레이 방식의 특성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화질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구조적인 차이는 분명하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 TV의 경우 보다 얇고 휘어질 수 있는 플렉서블 제품 구현이 가능한 반면, 백라이트가 포함된 QLED TV는 상대적으로 두께와 형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실제 이날 전시된 4mm 두께의 LG OLED TV는 설치 과정에서 다소 휘어질 수 있는 유연성을 보였다. 이에 비해 CES 2017에서 공개된 삼성 QLED TV는 아직 정식 출시 제품은 아니지만 두께가 약 20mm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자발광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QLED TV가 OLED TV만큼 자유로운 형태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OLED TV는)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얇아질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 답을 제시하고 있다”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에 이미 진입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차원의 기술 혁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TV 개발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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