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G6’가 베일을 벗었다.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한 구성으로 약 1개월 이후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국제 이동통신 박람회 ‘MWC 2107’ 개막 하루 전 G6를 공개했다. 사용성 개선에 중점을 둔 화면비와 방수 기능을 더한 메탈 일체형 구조, 인공지능 서비스, LG전자가 지속적으로 다듬어온 카메라·오디오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G6는 LG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 이미지 제고와 실적 반전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LG전자 MC(모바일)사업본부는 전작 ‘G5’의 흥행 부진 등으로 지난해 총 1조259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G5의 판매 부진 이유로는 수율 문제로 인한 초기 물량 부족,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 모듈화 시도 등이 꼽힌다.
G6의 사용성 중심 설계와 일체형 구조 적용 등은 그간의 부진을 반전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도전 상대로는 같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을 다음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 ‘사용성’ 중심으로 ‘갤럭시 S8’과 정면대결
G6의 변화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 시리즈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과 유사성을 띤다. 제품 크기를 유지하면서 화면을 5.7인치까지 키운 G6와 마찬가지로 갤럭시 S8도 하단 홈버튼을 삭제하고 제품 전면의 화면 비율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G6의 새로운 세로 가로 18:9 비율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세로로 늘려 한 손 사용에 적합한 형태다. 한 화면에 더 많은 모바일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으며 위·아래 화면 분할을 통한 다양한 UX(사용자경험)도 제공한다. 카메라, 센서, 스피커를 전면 상단에 일렬로 배치해 상단 베젤(테두리)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제품 외곽과 화면 모두 모서리 부분을 곡선 처리해 개방감과 일체감을 높였다.
일체형 구조를 택한 G6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S7’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IP68 등급의 방수 기능도 적용됐다. 방수 기능은 갤럭시 S7 이후 애플의 ‘아이폰 7’까지 적용되면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부분으로 꼽힌다. 메탈 프레임에 후면 글래스 소재 적용도 유사점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모바일 결제 솔루션 ‘삼성 페이’를 적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LG전자도 G6에 올해 6월부터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마그네틱 방식 결제를 지원하는 ‘LG 페이’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페이의 경우 지난해 출시 1년 만에 누적 결제금액 2조원을 돌파하며 스마트폰의 일상 속 활용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의 ‘시리’로 시작된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에서도 정면대결이 이뤄진다. G6는 구글의 인공지능 솔루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삼성전자가 갤럭시 S8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에 대항한다. 머신러닝 기능이 적용돼 데이터 누적에 따라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구글 어시스턴트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G6 만의 경쟁 우위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 ‘장점’ 극대화 했지만 아쉬움도
LG전자는 G6의 독자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능도 최대한 담아냈다.
디스플레이는 2880X1440 해상도 1인치 당 화소수(PPI)를 기존 LG 스마트폰 중 가장 높은 564개까지 높여 화질을 개선했으며 HDR 규격인 ‘돌비 비전’과 ‘HDR 10’도 모두 지원한다. 돌비 비전 지원 스마트폰은 G6가 최초다. 디스플레이 소비 전력도 동일한 밝기 수준에서 30% 줄였다.
기존 제품에서 선보였던 ‘듀얼 카메라’ 기능도 개선, 계승했다. 후면 125도 광각과 일반각 듀얼 카메라에 모두 1300만 화소가 적용됐으며 전면에도 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로 100도까지 광각 촬영을 지원한다. 특히 기존 제품에서 줌 기능을 통한 광각과 일반각 모드 전환 시 나타나던 일시 멈춤 현상을 없앴으며 광각 카메라 가장자리 상 왜곡 현상도 개선했다.
지난해 출시한 ‘V20’에서 호평을 받았던 ‘쿼드 DAC’ 오디오 성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쿼드 DAC은 좌우 음향을 각각 정밀 제어해 사운드 균형감을 높이고 잡음을 줄이는 기능이다.
배터리 등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보였다. 과열 방지를 위한 ‘히트파이프’ 방열 구조를 적용하고 내부 검증 기준을 강화했다. 안전 관련 부품 관련 데이터 관리 체계도 치밀하게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배터리 발화 문제로 조기 단종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반면, G6에는 갤럭시 S8과의 경쟁에서 일부 약점으로 작용할 부분도 남아있다. 디스플레이는 해상도를 최대한 높였지만 자발광과 곡면 형태 구현이 가능한 OLED 방식이 아직 적용되지 않았으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갤럭시 S8이 퀄컴의 차기 10나노 칩셋인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할 예정인 데 비해 다소 성능 차이가 있는 ‘스냅드래곤 821’을 품었다.
또 국내 출시 모델에는 무선 충전 기능이 적용되지 않고, 북미와 유럽 모델에는 쿼드 DAC 기능이 빠지는 등 국가별 지원 기능 차이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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