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미세먼지와의 전쟁 중, 대책은 제자리

대한민국은 미세먼지와의 전쟁 중, 대책은 제자리

기사승인 2017-03-06 00:45:36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계절을 가리지 않고 뿌옇게 변하는 하늘.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와 함께 대한민국은 ‘미세먼지 공화국’으로 변하고 있다. 2016년 한해 동안 전국 미세먼지 주의보는 272회 발령, 경보 23회가 발령됐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여기에 ‘초미세먼지’까지 찾아왔다.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천식 등 호흡기질환 뿐 아니라 폐암 등 치명적 질환을 유발하는 강력한 살인무기로 여겨진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충북, 전북은 미세먼지 오염도가 3년 연속 일평균 환경기준치 100%를 넘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은 50년 후 약 3배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예일대가 조사한 ‘2016 환경성과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대기질 순위는 전체 180개국 중 173위였다. 인도(178위), 중국(179위), 방글라데시(180위)가 우리보다 아래였다. 정부가 적극 나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주로 발생할까. 국내 미세먼지 오염 1위는 중국발로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 자체 오염물질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50∼100(㎍/㎥)이면 ‘나쁨’, 101(㎍/㎥)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꼽는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 주요 오염원은 사업장, 건설공사장 등에서 배출되는 불법연료 사용, 비산먼지, 폐기물 소각물 등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집계한 전국 초미세먼지(PM2.5) 배출원을 살펴보면, 주요 발생지는 제조업(40%), 비산먼지(15%), 생물성 연소(12%). 비도로이동(11%), 도로이동(10.6%), 생산공정(5.2%), 에너지 산업 연소(3.1%) 순이다. 최근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오염원으로 지목된 것 중에 하나가 디젤(경유)차다. 노후 디젤차의 경우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다량 배출한다. 그럼에도 디젤차 판매는 증가세다. 연도별 수입 디젤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약 16만7925대에 달했다.

국회 강병원 의원이 주관한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나라’ 토론회에서 장영기 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디젤차의 대기 중 PM 2.5(미세먼지 기준) 기여도는 약 15%이지만, 발암 위해성 기여도가 84%다. 대기오염관리는 배출기여도 뿐 아니라 인체위해성 등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1차 미세먼지 못지 않게 이산화질소 및 오염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2차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인체영향이 더 위해하기 때문에 수도권 내 경유차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노후 경유차 수도권 운행제한, 친환경 차 보급 확대, 노후 석탄발전소 친환경적 처리 등을 담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대책이 실제 효과를 달성하려면 적용 범위를 수도권에 한정해서는 안된다. 또한 발령 기준농도가 높아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느슨한 미세먼지(PM2.5) 환경기준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홍표 경상남도교육정보원 정책연구위원은 “대기기준을 현재 WHO 잠정단계 2에서 WHO 권고안으로 상향조정해야 하며, 가벼운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업 특혜가 적용된 대기환경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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