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정부가 결핵 퇴치를 위한 결핵안심국가 사업을 본격 추진함에 따라 대대적인 잠복결핵검진을 실시한다.
2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년 3만여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22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는 등 여전히 결핵으로 인한 손실이 큰 상태다. 또한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1위(80명/인구 10만명)로, 2위 국가(포르투갈, 23명)와의 격차도 커 여전히 결핵 후진국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24일 OECD 최하위인 결핵 발병 지표를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선제적 예방에 중점을 둔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이전까지의 정책이 ‘치료’ 중심이었다면, 이번 실행계획은 ‘발병 전 예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34만명에 대한 잠복결핵검진을 시작으로, 180만여명에 대해 잠복결핵 검진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치료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단시설 대상 잠복결핵검진 실시
우선 3월부터 의료기관 종사자 12만명, 어린이집 종사자 14만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3만명 등 집단시설 종사자 38만명에 대해 잠복결핵 검진이 시행된다. 이는 결핵으로부터 영유아를 보호하고, 병원 내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해 8월 ‘결핵예방법’을 개정·시행해 의료기관,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 종사자 대상 결핵 및 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도록 법적 근거를 이미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내무반 등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군부대는 전염 우려가 높아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연간 34만명에 대해 올해 1월부터 잠복결핵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취약계층 대상 잠복결핵검진 실시
학교 밖 청소년 1만명, 교정시설 재소자 4만명에 대해서도 각각 3월과 5월부터 잠복결핵 검진이 실시될 계획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교정시설 재소자는 결핵 발병 위험이 높고, 건강관리가 취약할 수 있어 잠복결핵 검진과 치료를 통해 결핵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복지부는 전망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잠복결핵검진 실시
오는 4월부터는 고교 1학년 학생과 교원 47만명을 대상으로 잠복결핵검진을 실시한다. 고교 1학년은 결핵 발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는 연령인 만큼 건강검사 항목에 잠복결핵검진을 추가해 결핵 발병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또한 7월부터는 만 40세(1977년생) 건강진단 대상자 64만명에 대해 잠복결핵검진이 시행될 예정으로, 결핵발생이 급증하는 노년층의 결핵 발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취지다.
조경숙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장은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2013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현재 정체 상태다. 특히 6‧25전쟁 당시 대량으로 결핵균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며, “잠복결핵은 치료시 60~90% 예방이 가능하다. 이번 결핵안심국가 계획은 집단시설 종사자 대상 잠복결핵 검진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 과장은 “만약 이번 계획을 통해 목표 달성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노인이나 노숙자, 외국인 등 고위험군 대상으로도 잠복결핵검진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결핵 안심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모두의 동참’을 주제로 ‘제7회 결핵예방의 날’ 행사가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는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해 관련 기관 및 단체장 등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기념사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결핵안심국가’ 사업은 결핵 발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강도 높게 추진될 것”이라며, “결핵퇴치를 위해 국민들이 결핵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결핵예방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