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유해가 맞느냐” “어디에서 발견했느냐”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피해자 유가족들을 해양수산부(해수부)가 두 번 울렸습니다. 사고 당시 미숙한 초동조치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고, 동물의 뼈를 미수습자의 유해로 착각한 데 이어 유실방지책도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해수부는 지난 28일 오전 11시25분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골을 세월호 선수 부분에 위치한 리프팅 빔을 받치는 반목 밑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선수 개구부와 창문을 통해 배출된 이 유골은 총 6개였으며 크기는 4~18㎝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해수부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해당 유골은 돼지 뼈로 판명 났습니다. 해수부가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까지 4시간30분 동안 유가족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습니다.
해수부의 경거망동은 처음이 아닙니다. 해수부는 그동안 유실방지에 대해 자신을 보여왔습니다. 세월호에 뚫려있는 구멍 263곳 중 162곳에만 유실방지망이 설치되어 있는데도 말이죠. 또 세월호 부양에 장애가 된다며 선미 좌현 램프를 제거, 큰 구멍 하나를 더 만들기도 했습니다. 해수부는 “선박 갑판에 사각의 유실 방지 펜스를 쳐놓은 상태”라며 “물체가 밖으로 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기존에 설치된 그물망마저도 유골 유실을 제대로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해수부가 설치한 유실방지 그물 구멍 크기는 2~2.5㎝입니다. 사람의 뼈는 2㎝ 미만의 크기가 많아 그물 구멍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수부를 향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세월호 인양 중 발견된 뼈를 추가 확인도 없이 미수습자의 유해로 추정해 발표한 해수부의 행태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유실방지망 설치로 유골이 유실될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뼈 소동 이후 유실방지망의 훼손 가능성과 미비함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수부의 미흡한 대응에 유가족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4.16연대는 29일 성명서를 통해 “지금이라도 유실 가능성이 있는 모든 개구부를 조사하고, 유실방지망을 지속해서 보강해야 한다”면서 “해수부는 무성의한 태도를 즉각 시정하고, 성급한 판단을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규탄했습니다.
1073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1073일이 걸렸습니다. 시간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수습자의 유해가 유실되지 않게끔 선체를 인양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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