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손석희 JTBC 사장의 앵커브리핑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손 사장은 12일 저녁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통해 “저는 본의 아니게 맨 앞자리에서 얻어맞아 왔다. 이제 단련이 됐나 싶다가도 여지없이 고민에 빠지곤 한다”며 “누군가는 핀잔을 주고, 누군가는 항의도 했다”고 토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JTBC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들을 겨냥한 것이다.
손 사장은 또 “그러나 사실은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한쪽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들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질문하겠다. 질문했다가 동네북이 되어도 그만큼 북소리는 커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당시 방송 화면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자들의 모임인 ‘젠틀재인’ 카페 캡쳐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에는 JTBC와 손 사장을 향한 젠틀재인 회원들의 저격 댓글이 담겨있다.
방송이 끝난 후, 정치인의 발언과 팬카페 댓글은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는 것이라며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축구 경기 중에 골대 뒤에 서 있던 응원단이 레드카드 받은 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JTBC가 욕설이라며 모자이크 처리한 댓글이 “와 정말 심하네요. 정말 저런 것들이 언론이라고 참”이라는 내용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저런 것들이’라는 말을 가리고 방송에 내보낸 것은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라는 것이다.
같은 날 젠틀재인 카페지기 ‘규리아빠’는 카페에 “젠틀재인은 시민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 아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젠틀재인을 예로 든 JTBC의 보도가) 유감인 것”이라고 게재했다. 이어 “카페 내에 달린 댓글 중 험한 말이나 욕설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뉴스룸 방송에 나간 댓글이 그나마 심한 표현들에 해당할 정도로 (카페 회원들은) 거친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혹시라도 극성스러운 문 후보 지지자의 표본을 만들고 싶었다면, 손 사장이 말하고자 했던 ‘언론의 공정성’을 잃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JTBC의 ‘여론조사 그래프 조작 논란’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앞서 JTBC는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그래프를 바꾸거나, 수치들의 폭을 수정해 보도했다. 또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 폭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보다 높았음에도 그래픽 상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밖에도 수차례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그래프가 잘못 보도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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