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대규모 추모집회…경찰·참가자 간 충돌로 3명 후송되기도

세월호 3주기 대규모 추모집회…경찰·참가자 간 충돌로 3명 후송되기도

기사승인 2017-04-15 23:03:10

[쿠키뉴스=이소연, 심유철 기자]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추모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자녀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의 시민이 다수 참가했다. 이들은 “미수습자들을 가족에게로” “선체를 철저히 수사하라” “7시간 수사하라” “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 광장 한켠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에서는 시민들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도 집회에 참석,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박 시장은 연단에 올라 “미궁에 빠져있는 그날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촛불의 힘을 믿는 우리가 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했다. 

세월호 생존자와 세월호 참사로 숨진 희생자의 형제·자매가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김성묵씨는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왔지만 완전한 인양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세월호에 담긴 희생자의 꿈, 유가족의 아픔은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생명의 존귀함은 처참히 무너졌고, 국민은 권력자들에게 짓밟혔다”고 울먹였다. 그는 19대 대선후보들을 향해 “세월호 진상규명, 미수습자 수습, 적폐청산 등 그 어느 것도 해낼 자신이 없다면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도 없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박보나(여)씨는 남동생 고(故) 박성호씨를 잃은 아픔을 편지로 썼다. 박씨는 “너를 못 본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네가 살아 있었다면 멋진 옷을 입고 여자친구도 만나러 갔을 텐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반드시 밝힐 것이다. 하늘에서 꼭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가수 한영애씨와 이승환씨의 공연도 진행됐다. 한씨는 ‘너의 편’, ‘조율’ 등을 열창했다. 이씨도 ‘10억광년의 신호’와 세월호 추모곡인 ‘가만히 있으라’ 등을 불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본집회 마지막 순서인 퍼포먼스에서는 세월호 피해자 304명의 이름이 각각 호명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희생자의 이름을 따라 외쳤다. 이어 304개의 촛불이 어두운 광장을 밝혔다. 노란 풍선을 든 304명의 시민들은 세월호 광장을 시작으로 무대가 있는 경복궁 앞까지 행진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지난 3년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가족과 함께 참석한 허혜선(43·여)씨는 “정부와 해양수산부의 대처, 인양 과정 모습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딸을 가진 엄마로서 아픔이 가시지 않는다.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지(25·여)씨는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부터 인양까지 절망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투명한 정보공개로 참사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유가족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과 집회참가자 간의 충돌도 충돌도 빚어졌다. 경찰은 본 행사 시작 전 ‘세월호 진상규명-책임자처벌’ ‘사드배치 반대’ 등이 적힌 포스터를 부착하던 집회 참가자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연행했다. 사드배치 반대 포스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등의 사진이 게재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해당 포스터에 문구가 없더라도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유추할 수 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 인근에서는 집회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진행됐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3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같은 날 오후 2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6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두 집회에 대비, 122개 중대 98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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