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격 공고가 아니라 신제품 홍보네

담배가격 공고가 아니라 신제품 홍보네

기사승인 2017-04-17 01:00:00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담배 광고가 인터넷 포털 메인화면에 등장했다. 정확히 말하면 ‘담배 가격공고’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정해진 담배가격 공고가 실제로는 홍보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모 포털 메인화면에 ‘신제품 레종 휘바’라는 배너가 걸렸다. 총 6개의 배너는 한 자리에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교체되는 형태였다. 내용은 ▶신제품 레종 휘바 ▶레종휘바 2017년3월29일 출시 ▶타르 3.0mg / 니코틴 0.20mg ▶소비자가격 4,500원 ▶신제품 담배 가격 공고- 이 광고는 담배사업법 제 18조 4항,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제 12조 1항, 2항 및 3항에 의거한 제조 담배의 판매가격 공고입니다 ▶RAISON HYVAA 등이다.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는 판매가격을 결정해 신고했을 때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가격을 공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행규칙(판매가격의 공고)에는 ‘담배 판매가격의 공고는 일간신문 또는 인터넷에 게재하거나 제조업자 또는 수입판매업자의 영업소 게시판에의 공고, 그 밖에 소비자가 잘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세부방법으로 ‘공고의 크기는 5단, 가로 18센티미터 이내로 할 것’ ‘공고의 내용은 제품의 이름·규격·포장구분·포장단위·판매가격·판매개시일로 할 것’ 등으로 규정하고, 판매가격을 일간신문 또는 인터넷에 공고하는 경우에는 판매개시일 5일 전부터 판매 개시일까지만 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터넷 담배가격 공고가 사실상 신제품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국내제조업체만의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공고를 해야한다는 법규정을 통해 제품 이름 옆에는 붉은색 글씨로 ‘신제품’이라고 적어 새로운 느낌을 강조하고, 출시일을 알려 새로운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광고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사례처럼 배너 배경과 색을 보면 파란색과 얼음산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한눈에도 담배가 상쾌한 맛을 주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즉 담배가격 공고가 오히려 신제품 광고로 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해당 공고에는 타르와 티코틴 함량도 표기돼 있는데 이는 제품의 간접광고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행규칙에 공고의 내용에는 ‘제품의 이름·규격·포장구분·포장단위·판매가격·판매개시일’로 명시돼 있을 뿐 성분함량에 대한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흡연자들의 담배 선택에 있어 타르와 니코틴 함량은 중요한 결정 포인트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담배사업법에서 규정하는 부분이라 옳다, 그르다 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보건당국은 담뱃갑 인상을 시작으로 경고그림 도입 등 다양한 가격, 비가격 금연정책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정책들이 나름 성과를 거두면서 금연정책을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우선 가격정책의 경우 면세담배는 여전히 가격인상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해외에 나가는 인편을 통해 담배 구배를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면세담배 구매자로 비흡연자도 가세하고 있어 오히려 담배 접근성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경고그림의 경우 담배제조사들이 그림 크기의 최소기준에 맞추면서 명확히 식별이 가능한 그림이 적어졌고, 여기에 더해 경고그림을 가릴 수 있는 담배케이스의 판매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금연정책의 무력화 시도는 주무부처 뿐 아니라 타 관계부처의 협조가 중요하다. 하지만 담배를 산업으로 보는 측면과 국민건강 위해로 보는 이중적인 시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의 금연정책 무력화 시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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