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암 환자는 정부가 끝까지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이순(67·여, 가명)씨는 2012년 5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개인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유방에 멍울이 있었다. 초음파 결과가 안 좋아서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더라. 대학병원에서 영상을 본 교수가 ‘상황이 안좋다’라며 조직검사를 하라고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절개를 하자고 하더라”라고 말한 그는 당시 ‘가슴이 먹먹했다’고 회상했다.
“내가 67살인데 현재 방사선 30번, 항암치료 4번을 받아 머리도 빠졌다. 유방암 환자는 여성으로서 가슴 절제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유방 절개한 분들에게 정부에서 혜택을 더 주었으면 좋게다. 보장 되는 건 알지만 5년이 지나면 환자가 부담해야한다고 한다”
이씨는 “내 경우 정부의 진료비 지원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약은 보험이 되지만 주사는 보장이 안되는 걸 맞는다. 또 먹고 있는 약도 5년이 지나면 비보험으로 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암 환자는 암과 치료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우울증도 생기고. 수술 당시에만 개인적으로 500만원 부담했다”며 경제적인 부담을 호소했다.
특히 “6개월에 한번씩 병원에 내원해 촬영을 하는데 10~20만원의 비용이 든다. 나는 한쪽만 없어서 이정도인데 양쪽이 없는 분들은 부담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암 치료, ‘완치’ 여부가 가장 큰 걱정…그 다음은 치료비 부담= 이씨는 가장 큰 걱정이 암이 완치됐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 다음이 치료비였다. 암 완치 여부도 치료비의 걱정 때문이 컸다. 치료를 계속 할수록 치료비는 늘기 때문이다.
이씨는 “우선은 완치됐는지 여부가 가장 큰 걱정이다. 그 다음은 치료비 걱정이다. 특히 내 경우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자식한테 부담돼서 미안했다. 아들 카드도 쓰고”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았는데 그때는 건강보험적용이 안돼 병원에서는 3년을 맞으라고 했지만 1년만에 중지했다”라며, “처음에는 1주일에 세 번 맞았는데 주사비가 비싸 내가 스스로 횟수를 줄였다. 지금도 그 주사를 맞는 환자들이 많다. 월 40~50만원 든다. 내가 넉넉하면 좋겠지만 아들하고 사는데 부담도 됐다. 검진 받는 것도 걱정된다. 자주 받아야 해서 비용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치료 당시 비보험 약제로 인해 그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이씨의 남편은 2009년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유방암 치료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공호흡기로 한 달반을 유지했는데 하루에 25만원이다. 중환자실은 보험도 안 된다. 정부 지원도 받았지만 비보험 처치가 많아 4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10개월 병원생활 하다가 돌아가셨는데 너무 억울하다. 4개월 더 살았는데”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 저소득층 지원도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이씨는 저소득층이라 보건소 통해 지원을 받았다 “저소득층이라고 해서, 집이 없다고 해서 2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일시에 주는 것이 아니라 진료비 영수증을 줄때마다 조금씩 주더라. 한번에 주면 좋겠는데 이렇게 받다보니 같은 돈을 받아도 큰 도움은 안된다”라고 아쉬워했다.
“같은 환우들도 치료, 치료비, 식습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듣다 보면 비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검진비도 정부에서 지원이 되지만 그래도 한번 갈 때마다 20여만원씩은 내 부담이 된다. 검진비도 더 낮춰야 한다. 없는 사람들이 많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검진 받는 것도 걱정되는데 비용까지 부담스럽다”
이씨는 유방암 환자로써 불편함도 호소했다. “유방암은 개인 활동에도 제약이 있다. (가슴) 한쪽이 없다보니 대중탕에 가기도 힘들고, 수술 당시 병원에서 복원술을 하라고 했지만 당시에는 보험도 안됐고, 나이도 있다보니 하지 않았다. 당시 젊은 환자들도 비용이 부담된다고 말하더라. 지금은 보험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암 환자는 끝까지 정부가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보건소 지원금액도 한번에 해줬으면 더 효과적일 듯하다. 또 나 같이 유방이 한쪽만 없는 환자라도 장애 같은 걸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자식들 부담주기 싫어 치료 포기 안타까워= 그는 다른 암환자의 이야기도 전했다. 특히 젊은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으로 생명 연장을 포기하겠다고 할 때는 혼을 내기도 했다.
“50대 난소암 환자는 치료비가 많이 드니까 치료를 포기했다. 우리가 혼내기도 했지만 치료비 부담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뒤 얼마 안 있어 돌아가셨다. 돈이 있으면 더 살수 있었을 텐데 20대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그런 과정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런 분들은 정부에서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
◎ 4월27일 최종검사…완치판정 기대하지만= 이씨는 오는 4월27일 병원에 내원해 암 치료 최종 결과를 확인한다. 검사일정을 보니 혈액검사, 핵의학검사, 유방·복부초음파, 일반촬영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한다.
그는 “그날 검사 결과가 걱정이다. 만약 추가로 약을 투여하라고 하면 병원비도 약값도 많이 든다. 50~60만원 든다고 하더라. 또 면역이 떨어지면 무균실로 간다. 처음에는 5인실인데 병실비로만 100만원이다. 2인실은 비싸서 갈 수가 없다. 면역력 때문에 무균실로 가면 5인실도 5만원이 넘는다. 이때는 병실비로만 200만원 정도 든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또 “최종 검사일에 병원에 혼자 올 생각이다. 아들이 따라온다고 하는데 회사에 월차도 내야하고. 하지만 아들도 걱정스러워서 꼭 오겠다고 한다”며 부모로서 자식들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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