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만난 명의] 이대목동병원 정성애 교수 “염증성장질환 임신에 지장 없어…용기 갖고 적극 치료받아야”

[쿠키가 만난 명의] 이대목동병원 정성애 교수 “염증성장질환 임신에 지장 없어…용기 갖고 적극 치료받아야”

기사승인 2017-05-20 00:30:00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염증성장질환은 장이 만성적으로 헐고 짓무르는 병으로 평생 안고 가야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보통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의 경우 음식이나 세균 또는 스트레스, 약물 등으로 인한 자극에 반응하는 면역학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오해도 많은 실정이다.

이대목동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를 운영 중인 정성애 교수(소화기내과)는 “염증성장질환이 주로 발생하는 연령층은 15~30세 사이로, 가임기나 결혼 적령기인 여성들의 경우 질환이 아기에게 유전될까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종종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짚어줬다.

정 교수는 “물론 염증성장질환 활동기에는 환자가 임신하면 고통스럽겠지만, 잘 치료해서 질환이 잠잠해지는 관해기에 도달하면 임신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연구에 따르면 관해기에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건 일반인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음식의 경우에도 관해기에 특별히 조심해야할 음식은 따로 없기 때문에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드셔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이대목동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는 2000년에 염증성장질환(IBD) 클리닉으로 시작, 2015년에 정식으로 센터로서 문을 열었다. 센터에는 다양한 클리닉이 마련돼 있는데, 특히 크론병‧궤양성대장염클리닉과 함께 항문누공이 잘 생기는 크론병 환자를 위한 항문누공클리닉도 배치돼 있다. 즉 내과적인 설명과 치료와 더불어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때 바로 옆에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게 이곳의 장점이다.

정성애 교수는 “이 외에도 소아염증성장질환클리닉을 비롯해 특별히 여성 환자의 경우 임신에 대한 걱정이 많기 때문에 임신상담클리닉, 여성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라고 꼽으면서, “소화기내과와 외과를 비롯해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피부과, 안과 등의 협조 하에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센터에서는 2개월에 한 번씩 영양교육을 실시해 새로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음식을 어떻게 조리해먹는지 등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돕고 있다. 아울러 1년에 한 번은 세미나를 열어 새로운 치료법과 생활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 이때 환자들은 서로 모여서 자기들 경험과 걱정을 공유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센터의 부설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정성애 교수는 연구에 있어서도 특히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뒀다. 그는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잘못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신, 출산했을 때 아기들이 항체를 만드는지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자기 항체를 잘 만들고 있었다. 따라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아이를 낳아서 정해진 예방접종만 잘 시키면 큰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외에도 정 교수는 동물모델을 개발해 편도유래줄기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도 한 달에 한 번씩 연구에 관여하는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모여서 실험 과정을 점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에는 임신‧출산 코호트가 잘 구축돼 있어서 약 1000명 정도의 환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그만큼의 코호트를 구축했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출산 후 어떤 결과가 나오고 아이가 어떻게 잘 자라는지 등의 연구결과를 구축해놓으면 환자가 어떤 걸 조심해야 하는지 등의 지침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걱정을 덜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성애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이 평생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인 만큼, 지속적으로 진료하는 의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단거리를 뛰는 병이 아니라 먼 길을 가야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환자들과 같이 고민하고, 의논하고, 제일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동행하는 ‘동반자’가 되어 드리고자 한다”며, “그런 의사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고 환자분들이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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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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