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대립군' 여진구 "내 아역 시절, 연기 생각없이 잘하더라… 배워야"

[쿠키인터뷰] '대립군' 여진구 "내 아역 시절, 연기 생각없이 잘하더라… 배워야"

기사승인 2017-05-25 16:51:2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여진구는 이제 만 스무 살이 된 어린 나이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팬들에게 ‘여진구오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어른스럽다. 비단 아역배우 생활을 오래 해서는 아닐 것이다. 깊은 눈빛과 섬세한 결, 차분한 목소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여잔구는 “‘여진구오빠’라는 별명 정말 좋아한다”며 웃었다.

“미성년자 때부터 듣던 별명이에요. 팬 분들이 저를 그렇게 불러 주실 때마다 한 발짝 성큼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애칭 같달까.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은 별명이에요. 저보다 누나인 분들이 그렇게 불러주실 때는 정말 재미있고요. 저보다 나이 어린 팬들이 불러줄 때는 점점 제가 진짜 오빠가 돼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희한해요.”

‘해를 품은 달’로 큰 인기를 얻어 지금까지 왔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세월을 느끼고, 자신의 성장을 느낀다고 여진구는 말했다. ‘대립군’ 속 자신이 맡은 역 광해 또한 작품 내내 빠르게 성장한다. ‘대립군’은 작품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여진구에게 스스로의 성장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다.

“정윤철 감독님께 작품에 들어가기 전 참고할 만한 영화가 있느냐고 여쭸어요. 그랬더니 남의 작품보다는, 제 옛날 연기를 좀 보고 오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했던 작품들을 좀 찾아봤는데, 우와. 연기 잘 하더라고요. 하하. 이번에 저를 보면서 제가 앞으로 싸워나가야 할 사람은 바로 제 아역 시절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방해가 될 때도 있는데, 그때는 생각 없이 연기 곧잘 하던데요. 하하. 배워야 할 게 많았어요.”


“제가 ‘해품달’ 때 선배들이 제게 ‘너 지금처럼 연기 할 거지?’라고 물어보신 적이 몇 번 있어요. 그때는 ‘네, 앞으로도 연기 할 거예요!’라고 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질문이 ‘앞으로 연기 계속할 거지?’가 아니더라고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선배들이 그 당시에 제게 얘기했던 ‘지금’을 제가 놓쳤더라고요. 그렇지만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보다는 어떻게 잘 변화하는지가 더 중요하죠.”

그렇다면 ‘대립군’은 여진구의 변화와 성장을 잘 담아냈을까. 여진구는 자신 스스로도 조금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신이 연기해왔던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풀이를 시도했다는 것. 스스로 긴장도 되고, 관객에게 자신이 맡은 광해가 잘 다가갈지 감도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기는 제가 잘하고 싶어 하는 일이다 보니 계속 고민하게 돼요. 제 생각에만 빠지지 않으려고도 노력하고요. 그래서 매번 작품에 임할 때마다 스스로와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이에요.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가도, 또 안정적인 연기가 나을까? 하고 고민하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 연기를 가끔 돌아볼 생각이에요. 너무 장황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을 다진다고 할까요.”

‘대립군’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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