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시정연설서 추경 강조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할 것”

文 대통령, 시정연설서 추경 강조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할 것”

기사승인 2017-06-12 15:23:04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강조하며 국회에 협력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서 취임 후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이번 시정연설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진행됐다. 추경을 주제로 하는 첫 시정연설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추경 편성의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실직과 카드빚으로 근심하던 한 청년이 부모에게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하겠다’는 마지막 문자를 남겼다”면서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 계속되고 있다. 우리 정치의 책임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전하며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은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 실업자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 실업은 고용절벽이라는 말이 사용될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고 이야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에 달했다.  

악화된 소득분배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소득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의 소득이 지난해 무려 5.6%나 줄었다”면서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2.1% 늘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1분위 계층의 소득 감소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못 사는 사람들이 더 못 살게 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며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의 경제 위기를 타파할 해법이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추경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문 대통령은 “현재의 실업대란을 방치하면 국가재난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 추경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추경에 대해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악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처방”이라고 규정했다.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의 쓰임새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며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거나 취업과 창업을 돕는 예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일자리는 국민 모두를 위한 민생서비스 향상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충원이 꼭 필요했던 현장 중심의 인력으로 한정했다”며 소방관과 복지 공무원, 근로감독관,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집배원, 가축방역관 등 공무원 1만2000명을 충원하겠다고 전했다. 보육교사, 노인돌봄서비스, 치매관리서비스, 아동안전지킴이 등 민간이 고용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지원,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2만4000개의 일자리 확충도 약속됐다.  

추경을 통한 민간부문 청년 일자리 확충 방안도 제시됐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청년 2명을 채용하면 추가로 1명을 더 채용할 수 있게끔 추가 고용 1명의 임금을 국가에서 3년간 지원하겠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주는 예산도 편성했다”고 이야기했다. 청년창업지원펀드, 청년구직촉진수당, 청년 임대주택 추가 공급 등도 제안됐다. 

여성을 위한 추경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올해 예정한 지원규모보다 2배 늘려 360개 신규 설치하겠다”며 “어린이집 보조교사, 대체교사를 5000명 충원하는 예산도 배정됐다”고 말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교육을 돕는 예산과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를 설치하는 예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외에도 노년층을 위한 공공일자리 3만개 확충,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낙후한 주거환경 개선 예산,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원 등에 추경 예산이 배정됐다. 

문 대통령은 “단 1원의 예산도 일자리와 연결되게 만들겠다.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해야 한다. 국회를 존중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하며 단상에서 물러났다. 그는 국회를 향해 “추경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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