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송환,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은 웜비어 군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19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웜비어 군이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알리고 최선의 치료를 받게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며 “북한이 인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것을 대단히 개탄했다”고 전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및 미국 시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박 대변인은 “북한이 아직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억류하고 있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며 “정부는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현재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 한국인 6명 등 10명을 억류 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웜비어의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이 총리는 같은 날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웜비어의 가족과 미국 시민에게 애도를 전했다. 그는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은 식중독으로 인한 혼수상태였다고 설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북한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선고 당시 건강한 상태였던 웜비어는 17개월 만인 지난 13일 밤 들 것에 실린 채 미국에 도착했다. 송환된 지 6일째인 19일 웜비어는 숨을 거뒀다.
앞서 북한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후,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웜비어를 진료했던 미국 의료진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북측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미국 의료진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판독 결과, 웜비어의 뇌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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