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번 ASCO에서 주목받고 향후 국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주제를 선별, ‘NGS 기반 맞춤형 암치료’와 ‘표적치료제의 재조명’ 등 크게 두 가지 발표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정아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표적치료제의 재조명’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최근 ASCO에서 발표된 2가지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우선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표적치료제 올라파립의 OlympiAD 임상과 관련해 추적관찰 중위값은 14개월이었으며 올라파립 치료군이 표준요법 치료에 비해 유방암 진행위험률을 4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체생존기간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올라파립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7.0개월로 항암치료군은 4.2개월에 비해 약 3개월의 연장을 보였으며, 반응률은 60%로 치료군의 29%에 비해 2배로 나타났고 완전반응이 9%로 치료군의 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라파립의 OlympiAD 임상은 연구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혹은 삼중 음성(에스트로겐수용체 음성,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 HER2 음성)이고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방암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한 오픈 라벨, 다국가, 무작위 3상 연구이다. 치료군은 올라파립 300mg을 하루 2회 복용했고 표준요법군은 의료진 재량에 따라 카페시타빈, 비노렐빈, 에리불린 중 한 가지 항암제를 사용했다. 1차 종료점은 무진행 생존기간으로 잡았다.
김 교수는“ 올라파립의 부작용으로 오심 50%, 빈혈 40%, 구토 30%, 백혈구 감소 27%로 나타났으며, 환자의 입원과 삶의 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grade 3 이상의 백혈구 감소는 표준치료군의 26%에 비해 올라파립이 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립선암 표적치료제 아비라테론의 LATITUDE 임상도 소개했는데 추적관찰 기간은 중위 30.4개월이고 아비라테론+ADT(안드로겐 차단요법)은 표준 요법에 비해 사망위험률을 38% 감소시켰으며, 표준요법군이 중위 전체 생존기간이 34.7개월인 반면 아비라테론+ADT군은 아직까지 중위 값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됐다.
아비라테론+ADT군에서 영상의학적 무진행생존기간(rPFS)은 33.0개월로 ADT표준요법의 14.8개월에 비해 2배 이상 연장됐고, 연이어 다음 치료를 받을 위험도를 58% 감소시켰다. 또 병 진행의 증거 없이 혈중 PSA만 증가하는 PSA progression 위험도는 70% 감소시켰으며 통증발생 위험도 역시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발생 빈도는 두 군 간에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grade 3/4의 고혈압이 20%, 고칼륨혈증이 10%, 심장질환이 3% 정도로 아비라테론 치료군에서 더 자주 발생했다.
LATITUDE 임상은 새로 진단된 고위험(▲Gleason score 8이상 ▲뼈 전이 3개 이상 ▲내장전이 중 2개 이상 보유)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인 안드로겐 차단요법(androgen deprivation therapy, ADT)과 여기에 아비라테론/프레드니손을 추가한 요법을 비교하는 다국적,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3상 연구다. 총 1199명의 환자가 포함됐고 이중 597명이 아비라테론군으로, 602명이 표준요법군으로 등록됐다.
실험군은 아비라테론을 매일 1,000mg 1회, 프레드니손 5mg 1회 복용하면서 ADT를 투여 받았고 표준치료군은 ADT만 투여 받았다. 1차 종료점은 전체생존기간과 영상학적 무진행생존기간(radiographic PFS, rPFS)으로 잡았다.
김정아 교수는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여성과 남성에서 유병률이 각각 1위, 3위를 차지하는 암종으로, 이환 기간이 길어 장기간 암과 싸워야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유방암에서 BRCA1/2 돌여변이가 있는 환자는 기존 표준치료 실패 후, 올라파립이라는 새로운 표적치료제 사용이 가능해져서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전립선암의 경우는 1차 치료제로 아비라테론이 포함된 치료법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33개월까지 연장되어 독성이 적고 매우 효과 훌륭한 1차 치료제가 탄생하는 중요 연구였다고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손주혁 홍보위원장(연세대 의대 종양내과)은 “표적항암제는 올해 ASCO 4개 전체 세션(plenary session) 중에서 2개가 표적치료제 임상으로 소개돼 재조명에 의미가 있다”며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진형 항암요법연구회 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2017 ASCO는 ‘암 치료의 변화를 가져오다’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3만 명이 넘는 종양내과 전문의가 참석했다”며 “이번 ASCO에서는 총 2150 개 이상의 초록이, 온라인에서는 2890개의 초록이 발표됐고, 1년 사이에도 약 5000개 가량의 논문이 쏟아지듯이 전 세계는 암 치료를 목표로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표적인 항암약물치료 임상연구자 그룹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98년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설립, 다기관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현실에 맞춰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암 치료 방법에 대해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02개 의료기관에서 750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으며, 데이터센터, IRB, PRC를 포함한 7개 위원회와 암종 별 10개의 질병분과위원회로 구성돼 활발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연구를 수행 중이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