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 이하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 이하 심사평가원)은 지난 20일 ‘한국 건강보험의 성과와 도전 과제’를 주제로 건강보장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1977년 건강보장 시행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회보장제도로 자리 잡은 건강보험제도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도전과제를 모색하는 국제 학술행사로 마련됐다.
국내·외 저명 보건의료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WHO, OECD, World Bank Group, 국제기구 및 각국 건강보장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한편 각국의 건강보험 정책현안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한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OECD의 보건국장인 Francesca Colombo는 ‘OECD에서 본 한국 건강보험제도의 미래 과제’라는 발표에서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본인부담금과 기대수명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와 의료비의 낭비적인 요인을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환자 중심에서 의료 서비스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을 주문했다.
또 2000년도 초반 수행한 한국 보건시스템 분석에 근거해 현재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도 있었다.
WHO의 보건재정전문가인 Joseph Kutzin은 ‘재정적 지속가능성 위한 과제’라는 발표에서 저출산·고령화라는 거대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재정 지속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어떤 나라도 정부 보조금(subsidization)과 강제(compulsion) 없이는 보편적 건강보장을 이룰 수 없고 중·저소득 국가의 경우에는 공식부분의 노동 인구가 적어 간접세에 의존해야 하는 반면 한국과 같은 고소득국가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적 재원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ADB의 권순만 보건부문 수석 자문역은 ‘보장성 강화의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국의 본인부담률은 의료비의 약 35%로 입원서비스에 대한 법정 본인부담률인 20%보다 높은 현실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보편적 건강보장의 세 축을 구성하는 가입자, 급여수준, 비용부담간 상충관계가 존재해 급여 패키지에 대한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일관되고 투명한 프로세스와 전문가의 비용 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재정적 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으로 ▲비효율적인 비급여 서비스 축소 ▲급여 보장 확대와 재정적 보호 개선 ▲급여 보장을 위한 투명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제도화 등 3가지를 제안했다.
건보공단의 병행세션에서는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의 길’라는 주제로 KDI 정책대학원 이계우 교수의 진행으로 국내외 UHC 분야 국제협력 전문가의 발표와 손주영 보건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 사무관, Joint Learning Network 의장인 Rozita Hussein, 세계은행 보건전문가인 Patrick Osewe, 인도네시아 건강보험공단 이사인 Bayu Wahyudi의 토론이 진행됐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의 김은미 교수는 ‘SDGs 달성을 위한 UHC’라는 주제발표에서 새천년개발목표에서 지속개발가능목표에 이어지는 국제사회의 개발협력의 변천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SDGs 분야에 전체 공적원조지원(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금액의 72%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로 산업화(목표9), 빈곤퇴치(목표1), 공중보건(목표3), 교육(목표4), 식수와 위생(목표6)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별히 건강은 빈곤 퇴치, 교육,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의 경험을 중점 국제협력 분야로 선정하는 것과 한국 정부와 공단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독일 GIZ의 사회보호 국장인 Jean-Olivier Schmidt는 ‘독일의 UHC 분야 개발 협력 정책’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독일의 사회보험제도는 사회적 연대주의(social solidarity), 법적의무 커버리지(legal mandatory coverage), 보험료에 기반한 시스템(contributory based system), 보조원칙(subsidiarity)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의 사회보험제도를 개발도상국의 건강보험분야에서 기술적, 정책적 지원 경험과 성과 발표를 통해 독일 GIZ이 인도 생체인식 스마트 카드를 발급 지원 사업을 수행했고, 네팔에서는 지원 대상 시군구 지역에서 보건 서비스에 대한 형평성 개선사업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며 GIZ의 국제적 경험을 통해 한국 정부와 건보공단에게 사회보험제도 운영 국가로서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강명옥 건보공단 글로벌협력실장은 ‘협력대상국의 UHC 달성을 위한 한국의 노력 및 개선 과제’라는 주제로 그동안 공단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해 추진한 건강보험 개발협력 사업에 대한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강 실장은 이번 포럼에서 공단이 수행하는 건강보험제도 컨설팅 사업은 협력대상국의 스스로 지속가능한 보건분야 인프라 토대를 마련해 주는 중요한 사업임을 설명하고, 공단은 건강보험 개발협력 사업의 기획, 수행, 평가를 총괄하는 전문적 사업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심사평가 발전과정과 미래 지향점’을 주제로 진행한 심사평가원 병행세션에서는 순천향대 민인순 교수가 ‘국민의료비 심사평가 40년의 성과와 미래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요양급여 심사평가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국가 보건의료체계에 기여한 핵심 성과와 앞으로의 보건의료 환경변화에 따른 심사평가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또 류종수 심사평가원 국제협력단장은 ‘심사평가체계의 국제협력 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우리나라 심사평가 기능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요인과 함께 최근 HIRA 시스템의 바레인 수출 성과에 대해 언급하고, 심사평가원에서 추진 중인 국제협력 사업 모델을 소개하고 전 세계 UHC 실현을 위한 국제협력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