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과 홍장표 부경대 교수가 각각 금융위원장 및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현 정부의 경제·금융분야 정책을 책임질 5각 편대가 완성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구성하고 있는 금융·경제 분야 조직 개편과 정책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최종구 후보는 행시 25회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 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낸 국제금융 및 외환 전문가다.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선호하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전 차관,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더불어 ‘환율 매파 4인방'으로도 통했다.
이에 반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행시 27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후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세제와 예산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진흥,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에 맞춰 세제 개편을 책임질 핵심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같은 인사는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더미래연구소가 내놓은 기획재정부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따른 금융·경제 부처 조직 개편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 부문을 분리해 금융위원회와 통합한 후 금융부를 신설하고, 기존 기획재정부를 세제와 예산, 경제정책, 기획 등을 담당하는 국가재정부로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에서 장하성 교수와 홍장표 교수가 각각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한다. 이들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진보주의 경제학자로 분류된다. 특히 홍장표 경제수석 후보자는 “실질임금이 올라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노동 생산성이 증가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창 인물이다. 장하성 실장도 “경제성장률(GDP)과 실질 임금의 격차가 심한 것이 현재 성장을 못하게 하며 불평등한 사회가 되는 데 가증 큰 폐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장 실장과 홍 후보자 모두 정의로운 분배 및 경제를 이루기 위해 재벌 오너 체제, 기업간(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평등, 산업간 불평등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장 실장은 한 토론회에서 최근 문제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이런 불평등으로 인해 대기업으로 부가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 5각 편대 중 시장에서 기업과 금융사들에 맞설 선봉장으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꼽힌다. 그도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진보주의 경제학자다.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으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자유로운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불공정 거래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건설그룹 부영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섰으며 대규모 마트 규제 등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사로 분류되는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금융의 정책 방향은 자유로운 시장질서를 회복하는 데 있다”면서 “경쟁을 방해하고 왜곡하는 금융지주, 재벌과 같은 시장 독점적 경제주체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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