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보도자료와 관련해 첨부된 한 장의 사진을 보고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진은 대한민국 명장이 최근 경남지역 한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는 장면이었다.
왜 사진을 보고 의아해했을까?
경남도교육청은 능력 중심사회 구현과 선 취업‧후 진학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대한민국 명장과 함께 특성화고 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꿈을 향한 만남, 마이스터(기술 명장)’이라는 주제로 지난 6월 밀성제일고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총 10개 특성화고교에서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명장 또한 특성화고교에서 기능을 익혔던 선배로, 산업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이론과 실무 등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게 특강의 취지다.
특강에 나섰던 명장들은 후배들에게 기술인으로서 성공전략‧기술인 성공 모델 등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8일 진주의 한 특성화고교에서 6번째로 진행된 특강은 명장 선배의 이 같은 진심이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됐을지 사실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에서의 명장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다.
이날 특강에 나선 강사도 기계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장이었다.
이런 대선배의 조언을 자장가로 생각했던 것일까?
특강에 참석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명장을 앞에 두고 고개를 숙이거나 옆으로 떨군 채 졸았다.
또 다른 일부 학생들은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듯 딴청을 피우기도 했다.
실제 명장 강의를 경청하는 학생들은 몇 명 안 돼 보였다.
이런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고, 도교육청은 이를 보도자료에 활용했다.
대한민국 명장 특강의 씁쓸한 단면이 이렇게 사진 한 장에 드러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껏 진행한 명장 특강이 전부 이렇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진행한 특강 사진들을 보면 쉽게 비교가 될 정도로 확연히 다른 학생들 참여 태도가 눈에 띄었다.
오는 9월까지 앞으로 4개 특성화고교에서 명장 특강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선배의 강의가 자장가가 아닌 조언으로 새겨듣는 학생들의 진지한 참여 태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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