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신문 첫날 특검 주장 적극 부인…2일차 계속

이재용 부회장, 신문 첫날 특검 주장 적극 부인…2일차 계속

기사승인 2017-08-03 10:20:57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50회차 속행공판으로 휴식시간 등을 제외하고 5시간여 동안 진행돼 오후 11시 20분경 시간관계상 종료됐다. 신문은 이튿날인 3일 오전부터 다시 진행된다.

피고인 신문 첫날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주장하는 주요 혐의 관련 사실관계 대부분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원해주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를 지원했다며 뇌물죄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자신이 삼성의 그룹 차원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래전략실(미전실·현재 해체)이 아닌 삼성전자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을 자세히 알지 못했고 개입할 입장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처음부터 삼성전자 소속이었고 95% 이상 삼성전자와 이 회사 계열사 관련 업무를 했다”고 주장한 이 부회장은 “미전실에 한 번도 소속된 적이 없다”며 최씨 측에 대한 지원 문제와 선을 그었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 발언을 한 것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는 “제가 지식도 없고 업계 경향도 모른다. 함부로 개입할 것이 아니다”며 관련 보고도 받지 않았고 양사 사장들과 최 전 실장이 알아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특검의 주장과 달리 양사 합병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 없는 사업상의 결정’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이 부회장도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승계를 생각한 적 없다고 주장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최 전 실장도 이날 “이 부회장은 이미 안팎에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며 “경영권 승계 문제가 왜 대통령과 관계되는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대가성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생각하지 않은 만큼 당연히 박 전 대통령에 청탁을 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청문회 당시와 밝힌 대로 정유라가 정윤회·최순실의 딸인지도 몰랐다는 주장을 다시 내세웠다.

미르·K재단 출연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도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고 나서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2015년 7월 두 번째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와 스포츠 융성에 힘써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을뿐 재단 출연에 대해서는 들은 기억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신문에 적극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검에 다시 질문해달라는 요청을 하거나 특검이 제시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의 면담 내용을 정리 화상 자료를 보다 “이 부분은 내가 말한 것 같지 않다”고 나서기도 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