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민간인 3500명을 투입해 '댓글 부대'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3일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대선 댓글 사건'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같은 날 적폐청산 TF로부터 ▲세계일보 보도 '국정원 작성 문건' ▲'댓글 사건' 관련 사이버 '외곽팀' 운영 ▲ 원세훈 전 원장 녹취록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5월~2012년 12월간 α(알파) 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를 위해 인건비로 한 달에 2억5000만~3억원을 썼으며 지난 2012년에만 총 3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적폐청산 TF는 '외곽팀'의 역할은 4대 포털(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 공간의 정부 비판 글은 '종북 세력의 국정방해' 책동을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외곽팀 구성원은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 회사원, 주부, 학생 등 보수·친여 성향 인물이었으며 개인 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이용해 이명박 정부 통치 보조용 여론조사를 실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정원은 지난 2011년 2월 여론조사 업체를 동원해 '2040세대의 현 정부 불만 요인'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국정원은 이를 토대로 청와대에 정권의 대응 방향을 조언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적폐청산 TF는 또 지난 2013년 4월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원 전 원장의 녹취록 36곳이 삭제돼 검찰에 제출된 사실도 확인했다. 국정원은 "그 내용은 보수단체 결성·지원·관리, 지자체장·의원 검증, 언론보도통제, 전교조 압박·소속교사 처벌, FTA 관련 언론홍보 및 특정 정치인·정치세력 견제 등 지시사항이었다"면서 "녹취록 삭제 경위를 추후 확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15년 세계일보가 국정원이 작성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문건에 대해서도 적폐청산 TF는 작성자와 결재선, 배포자 등을 조사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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