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아프리카 유준서·박호진 “조별 예선, LW 레드 가장 경계”

[쿠키인터뷰] 아프리카 유준서·박호진 “조별 예선, LW 레드 가장 경계”

기사승인 2017-08-09 10:35:27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는 APEX 시즌3 4강에 올랐다. 무려 15세트 전승으로. 준결승에서 루나틱 하이에게 패하면서 시즌을 조기 마감하긴 했지만, 겨우 8강에 턱걸이했던 시즌2를 떠올린다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었다.

환골탈태를 이뤄낸 데에는 서포터 리빌딩의 힘이 컸다. 대기만성 서브 힐러 ‘루시드’ 유준서를 콩두 운시아에서 영입했고, 트라이 아웃에서 아마추어 메인 힐러 ‘iDK’ 박호진을 발굴해냈다. 서포터진이 제 몫을 해내자 다른 포지션도 숨통이 트였다. 두 선수는 한 시즌 만에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8일 아프리카 프릭스 오버워치팀 숙소가 있는 경기도 일산 라페스타 인근 카페에서 두 선수를 만났다.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시즌3가 끝나고 대략 1달 만이었지만, 시즌4 개막을 코앞에 둔 때이기도 했다.

▶ 나름 만족했던 첫 시즌… 결승 무대 보니 생각 바뀌었다

지난 시즌3는 두 선수가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에서 보낸 첫 시즌이었다. 그리고 박호진에겐 프로게이머 데뷔 시즌이기도 했다. 다소 늦었지만 첫 시즌을 마친 감회부터 물었다.

박호진은 “아쉽지만 믿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답했다.

“사실 처음 시즌이 끝났을 때는 3위에 만족했어요. 하지만 결승 무대를 보니까 이대로 만족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이번엔 무조건 결승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준서 역시 “(성적이) 아쉽지만, 새 팀에 잘 적응했던 시즌”이었다고 지난 3개월을 회상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3 당시 러너웨이를 비롯해 X6 게이밍, 콩두 운시아, 메타 아테나를 전부 3대0으로 꺾었다. 무실 세트로 4강에 올랐다. 압도적 전력차이를 자랑해 우승 후보 1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강함은 어디서 왔을까. 유준서는 ‘빠른 템포’가 비결이었다고 밝혔다.

“상대가 예상 못 할 만큼 빠른 템포로 상대 뒷 라인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어요. 상대가 그런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했던 게 컸다고 봐요”

박호진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다른 팀이 다른 걸 연습할 때 저희는 그것만 연습했어요. 잘 먹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 개개인 피지컬이 좋은 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하지만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전승행진은 4강에서 끝을 맺었다. 루나틱 하이에게 0대4로 대패했다. 루나틱 하이가 해당 시즌 우승컵을 차지할 만큼 강팀이긴 했으나, 완봉패의 충격은 컸다.

두 선수는 솜브라 전략에 대처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박호진은 “특히 어린 선수들의 멘탈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고 밝혔다.

“대처법을 준비하고, 연습까지 했는데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솜브라 전략을 들고 오니까 멘탈이 무너져 내렸어요. 성인 선수들은 대처를 잘했는데, 저와 유준서, ‘동현’ 배동현까지 미성년 3인방이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 각 팀 리빌딩, 만만한 팀 없어… 시즌1 명성 이어나갈 것

오는 시즌4,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는 락스 오카즈, GC 부산, LW 레드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나머지 3팀이 전부 챌린저스 승격 팀이다.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 입장에선 충분히 대진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두 선수는 방심하지 않았다. 유준서는 “각 팀이 리빌딩을 진행한 만큼 어느 한 팀이 유리할 것이란 예측은 섣부르다”고 얘기했다.

“저희 팀도 그렇고,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로 리빌딩을 진행했어요. 또 새로운 전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건 섣부른 생각이에요. 긴장도 많이 되네요”

박호진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말만 챌린저스 출신 팀이지 3팀 다 웬만한 1부 리그 팀 못지않게 잘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래도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가 8강에 진출한다는 가정 하에 함께 올라갈 다른 한 팀을 꼽아달라고 했다. 두 선수는 팀 럭셔리 워치 레드(LW 레드)를 공통적으로 선택했다.

박호진은 “LW 레드의 딜러 듀오 ‘위키드’ 최석우와 ‘넨네’ 정영관이 워낙 잘한다”고 얘기했다.

“챌린저스 시절부터 두 선수가 돋보였어요. 탱커와 서포터진도 충분히 잘하고요. 만약 저희가 1등으로 8강에 진출한다면 함께 올라갈 다른 한 팀은 LW 레드가 될 확률이 높아요”

유준서는 “LW 레드와 GC 부산, 두 팀 중 하나”를 지목했다.

리빌딩을 진행한 건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도 마찬가지였다. 대규모 로스터 변경이 있었다. 플렉스 ‘동현’ 배동현이 휴식을 선언했고, 메인 탱커 ‘마노’ 김동규가 팀을 떠났다. 형제 팀 레드가 해체하면서 ‘인영’ 이인영이 블루에 합류했다. ‘칼리오스’ 신우열과 ‘브렉’ 손용하가 새로이 팀에 입단했고 ‘타이돌라’ 정승민이 복귀했다.

두 선수는 “이적생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시즌4 개막 때쯤이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유준서는 “시즌1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는 시즌1 당시 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새 선수들이 여럿 들어온 만큼 (전 시즌에 비해) 전력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대회 첫 경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그때까지 합을 맞추면 시즌1 아프리카 블루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박호진은 ‘브렉’ 손용하와 자신이 더 팀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손용하와 제가 잘 적응한다면 더 완벽한 팀이 꾸려지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이미 한 시즌을 소화했지만, 제 개인적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더 원활히 이뤄져야 해요. 그게 고쳐진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시즌4도 루시우-젠야타 강세… 둠피스트도 나올 만해

시즌4에도 여전히 돌진 조합이 강세일까? 두 선수에게 현재 유행 메타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전망을 물었다.

두 선수는 “서포터 영웅은 여전히 루시우-젠야타가 1티어”라고 입을 모았다.

팀에서 아나와 젠야타를 주로 플레이하는 유준서는 “아직까지는 돌진 조합이 최고지만, 기동성이 강조되지 않는 전장에서는 라인하르트-자리야 조합도 괜찮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라인하르트-자리야에 둠피스트를 조합시키는 방법도 있고, 돌진 조합에 둠피스트를 끼워 넣는 방법도 있어요. 각자 장단점이 뚜렷해요. APEX에 둠피스트가 확실히 나올 거라고는 말 할 수 없어요"

유준서는 “16강까지는 돌진 메타가 강세겠지만, 8강부터는 밸런스 패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돌진 조합의 약화와 라인하르트-자리야 조합의 급부상을 예측했다.

박호진은 “16강부터 각자 다른 팀 색깔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라인하르트-자리야를 잘 쓰는 팀, 돌진 조합을 구사하는 팀, 돌진 조합을 카운터 치는 팀이 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 둠피스트 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초반 30초 정도 깜짝 픽으로 괜찮은 픽이에요. ‘우리도 이걸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 괜찮을 것 같아요”

▶ 목표는 무조건 우승… 더 연습하고 노력할 것

두 선수가 생각하는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는 어떤 팀일까. 우선 유준서는 피지컬과 빠른 템포를 장점으로 꼽았다.

“선수 개인 피지컬은 저희 팀이 최상위권일 거예요. 또 빠른 템포로 플레이하는 것도 특징이고요. 다만 단점이 있다면 공격에 비해 수비가 많이 미숙해요”

박호진은 “장점은 빠른 템포, 단점은 저희 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 둘과 다른 팀원 간 합이 조금 맘에 걸린다. 결국 ‘급식이 문제인 거 같다”면서 웃었다.

두 선수에게 이번 APEX 시즌4를 통해 팀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바를 물었다. 일관되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게 목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준서는 “팀으로서는 우승이 목표지만, 개인적으로는 시합 도중 멘탈을 잘 유지해 제 기량을 100%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면 만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박호진은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고 못을 박았다.

끝으로 두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지 물었다. 유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번 시즌엔 더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연습했던 것 충분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슈퍼 플레이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제 평소 기량을 100%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은 박호진의 말이다.

“외부에서 평가가 좋은 편이고, 잘한다고 해주시는 분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이 연습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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