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에게 듣는다-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사람 중심 경제’ 새로운 패러다임 추진

[차관에게 듣는다-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사람 중심 경제’ 새로운 패러다임 추진

기사승인 2017-08-13 18:22:29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6월 취임 당시 돌궐족 명장 톤유쿠크(Tonyuquq)의 비문에 새겨진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여는 자는 흥한다’는 글귀를 직원들에게 전했다. 매사에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부단한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개혁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바라는 기운이 활발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기자와 만난 고 차관은 “중차대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게 된 만큼 이번 공직이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지난 6월 취임 후 그간의 소감은.

▷기재부 차관으로서 저성장·양극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지 2개월이 조금 지났다. 기재부로 돌아오게 돼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에 있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동안 경제부총리 청문회, 추경예산 국회통과 지원, 두 차례의 부동산대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 조치 등 긴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힘이 들기도 했지만 보람이 훨씬 큰 것 같다.

-지난달 말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는데, 문재인정부 경제철학이 이전 정부와 어떤 점이 다른가.

▷우리 경제의 본질적 문제는 ‘저성장 고착화’와 ‘양극화 심화’ 두 가지다. 1995년 이후 그 이전에 비해 성장률 둔화가 가속화됐다. 비슷한 시기에 소득분배 악화가 반전됐고, 외환위기로 심화됐다. 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거 패러다임의 지속에서 기인한 것이다. 물적자본에 대한 투자 중심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고, 이는 결국 가계와 기업간 불균형을 초래했다. 양적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수출 지원에 집중하다보니 대-중소기업 및 내수-수출간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와 함께 추격형 성장전략은 더 이상 추격대상이 없어 그 유효성을 상실했다. 이에 새정부에서는 ‘사람 중심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사람 중심 경제’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고용·교육·복지 등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고자 한다. 이는 곧 소득 주도의 성장과 일자리 중심의 경제를 조성하는 기초다. 둘째, 요소투입 중심에서 생산성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혁신 성장’을 이끄는 것이다. 셋째,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함으로써 사회구성원 각자가 기여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을 받는 ‘공정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생활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복안을 제시한다면.

▷소비자물가는 2% 내외인데,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 오름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폭우·폭염 등 작황여건 악화로 채소·과채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물의 경우 계란·오징어 가격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도축량이 감소하고, 휴가철 수요 증가 등으로 삼겹살 가격도 상승세다. 8월 중순 이후 채소가격의 안정이 전망되지만, 주요 품목 수급과 가격안정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폭우·폭염으로 일시적 가격 강세를 보이는 채소류를 중심으로 출하조절·할인행사·생육관리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고랭지채소 등 주산지 현장점검 및 산지 기동반 운영 등을 통해 생육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가격감시 강화 및 사재기·편승인상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생각이다.

-8·2 부동산대책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조치라는 인식이 크다. 이번 대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번 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의 투기지역 지정, 재개발·재건축 규제, 다주택자 세제·금융규제 강화 등 투자·투기 수요 차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담겨 있는 만큼 과열 진정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공급 우려 해소를 위해 노후주택 개량, 공공택지 추가 확보, 신혼부부 희망타운 조성 등 공급대책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관망세로 전환돼 현 시점에서 가격 안정효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 판단된다. 앞으로 대책의 효과 및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수요자의 피해가 없도록 필요시 신속히 보완책을 마련하겠다. 서민과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공적임대주택 공급 등 서민주거 안정에도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향후 포부를 전한다면.

▷기재부 차관으로서 새정부의 경제철학을 충실히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경제 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경제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공공·정책금융 등 정부지원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편하겠다. 가계부채, 부동산, 생활물가 등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경제현안에 대한 안정적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더불어 조직의 관리자로서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기재부가 국민의 요구와 경제상황에 민첩하게 반응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형권 차관]

-1964년 출생

-전남대사대부고 졸업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콜로라도대 JD/MBA

-KDI 국제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제30회 행정고시 합격

-기획예산처 산업정보예산과장, 재정총괄과장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선임행정관

-세계은행 컨설턴트(몽골 재무장관 자문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現 기획재정부 제1차관

 

md5945@kukinews.com

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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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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